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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딸과 우당탕탕 제주여행기 - 김포에서 제주까지.
    국내여행/1811 제주도 2018. 12. 17. 20:31

    181130, 첫째날. (1)




    "지친 엄마에게 휴식을!"


    1호기가 태어난게 엊그제 같은데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간단다. 얼마전 취학통지서를 받았을때의 그 기분이란.. 또래보다 워낙 작은 탓에 아직도 애기 같은데 벌써 학교라니.. 아이들 챙기느라 몸이 힘들때면 빨리 컸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쉽기만 하다.


    1호기 입학선물로 같이 오붓하게 여행을 떠나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동안 아이들이랑 참 많이 놀러다니긴 했지만, 딸이랑 같이 여행을 떠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가족여행이라면 몇 번 다녀왔었지만 말이지. 그러다가 아내 당숙분께서 제주도에 새로 빌라 한 채를 구입하셨는데 내부 사진 촬영을 좀 해줄 수 없겠냐는 의뢰를 받게 되었다. 덕분에 비행기값만 지불하면 숙소는 해결되는 상황! 제주도 여행 기회다! 1호기랑 꽁냥꽁냥 여행을 갈 생각에 회사에 휴가도 내고 한 껏 들떠 있었는데, 막상 2호기를 두고 가자니 왜이렇게 이 녀석이 눈에 밟히는 지. (...) 그러면 안된다고 감정에 이끌리지 말고 이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으나, 결국 2호기도 데리고 가기로 했다. 안그래도 요새 부쩍 지쳐보이는 아내에게 휴가도 주고, 기왕 가는거 두 녀석 다 데리고 가서 한 번 재미나게 놀아보기로 해버렸다!


    어느덧 여행 날이 밝았다. 

    전날 아이들을 재우다가 같이 잠이 들어버려서(...) 짐을 제대로 못 싼채로 출근을 한 뒤, 반 나절 미친듯이 일을 하면서 중간 중간 카톡으로 아내에게 챙겨야할 것들을 알려주며 원격으로 짐을 싸고, 회사로 마중나온 아내와 아이들과 같이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국내선에 아이들과 짐을 내려주고, 의외로 해매지 않고 주차를 잘 한뒤 체크인을 했다.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져오긴 했는데, 주차비 생각을 하니 돈이 너무 아까웠다. 김포공항 주차비는 정말.. 너무 비싸다! ㅠㅠ 내리자마자 바로 이동하고 싶은 마음에 짐을 부치고 싶지 않았지만, 아이 둘에 백팩에 캐리어까지 들고 갔다가는 비행기안에서 감당이 안될것 같아 고분 고분 위탁수하물로 캐리어를 보내고, 같이 점심을 먹었다. 들뜬 아이들의 입에 밥을 우겨넣고(...) 이제는 엄마와 헤어져야 할 시간. 


    처음에는 엄마랑 같이 가겠다고 울던 2호기, "그럼 엄마랑 같이 있어. 아빠랑 언니는 제주도 갈게." 했더니 바로 쿨하게 돌아서서 아빠 손을 잡는다. (...) 엄마는 갑자기 서운해지고. ㅋㅋㅋ 물을 챙겨주는 아내에게 "이 물 다 마셔야 하는거 아니야?" 했다가 개무시를 당했다. 국내선은 음료수 반입이 가능했던것이었던것이었다. 난 몰랐다고. 


    막상 게이트를 통과하면서 빠이빠이를 하니까 참.. 싱숭생숭한 마음이 들었다. 같이 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고.. 잠시나마 아이들은 좀 잊고 푹 쉬길 바라는 마음이 들려다가 보안수색대 앞에서 한바탕 전투를 치르면서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되었다. 아이 둘 챙기기도 바쁜데 욕심은 많아가지고 카메라에 랩탑에 바리바리 챙긴 백팩을 짊어지고 있었으니 애들 외투 벗기랴 가방 내려놓고 주머니 비우고 내 짐 올려놓고 랩탑 가방에서 꺼내놓고 난리부르스. 어찌 어찌 통과하고 나서는 전자제품이 많다며 뭔가 확인을 더 하겠다고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한 바탕 난리를 쳤더니 땀이 삐질삐질 나면서 엄마의 빈자리가 여실히 느껴졌다. (...) 힘들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공항에서 애 둘 챙기는거는 정말 정말 힘든일이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바로 탑승구로 향했다. 



    탑승구로 가는길

    무빙워크에선 손잡이를 잡습니다. 2호기는 아빠 손 잡으면 안되겠니. ㄷㄷㄷ



    의외로 저가항공이랑 가격차가 크지 않아서 대한항공으로 끊었는데, 제일 구석진 곳에 있었다. 그래도 버스 안타는게 어디냐. 제주도를 가는데 기어코 부츠를 신겠다고 한 1호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하필이면 차에도 2호기 구두밖에 없을 게 뭐람. 흑.


    게이트 앞에서 잠시 기다리면서 비행기 구경을 했다. 아빠는 왜 벌써 지친 걸까.. 왜일까. (...) 안그래도 무거운 가방이 더 무겁게 느껴질 무렵, 비행기 탑승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많이 작지는 않지만 2호기는 그래도 겨우 네살배기니까 제일 앞에 서본다. 아이들과 같이 비행기 탈 때 유일하게 좋은 점 하나가 비즈니스가 아니어도 빨리 탈 수 있다는 거. 이게 이것도 몇 년 뒤면 안되겠네.. 천천히 커라 얘들아. ㅠㅠ



    비행기구경(1)

    저기 우리가 타고갈 비행기가 보이네요. 


    비행기구경(2)

    저렇게 타는거야 동생아


    거기 앉지 말라니까

    거기 앉지 말라니까 요놈들


    언니손을꼭잡고

    언니손을 꼭 잡고 비행기타러 고고고



    조금 앞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애들 옷과 가방을 위에 올려놓고 벨트를 채워주니 정말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가는구나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들뜬 얼굴. 작년에 세부에 갈 때 아이들이 귀를 아파했던 것이 생각나 젤리며 사탕이며 좀 챙겨오긴 했는데, 이번에도 혹시나 아파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리 긴 비행시간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걱정걱정. 이윽고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요녀석들 몇 번 타봤다고 이젠 별로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아빠는 신혼여행때 처음 타본 비행기라고! 




    예쁜 내 딸

    비행기가 떴어!


    스크린쳐다보는딸

    천정에 있는 스크린을 연신 쳐다보는 1호기.


    모델포스

    아.. 넘 예쁘잖아 일호기야.. +_+


    하얀구름너머~날개활짝펼치고~

    갈 때는 1호기가 창가입니다. 올 때는 2호기가 창가에 앉기로 함!



    이륙하고나서 잠깐동안 고도를 높이는 비행기 안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작아지는 자동차와 집을 보고 신나 하던 1호기. "하얀 구름너머~ 날개 활짝 펼치고~" 캐리앤송 비행기노래를 부르며 기분을 내다가 비행기가 구름위로 올라오자 마자 햇빛이 뜨겁다며 창문을 내려버렸다. (...) 구.. 구름 예쁘지 않니? 아빠는 봐도 봐도 예쁘던데.. 허허허허..


    '우리 이제 뭐하냐 송(심심하니 아이패드를 내놓으라는 노래)'을 부르던 아이들에게 가방에서 내가 꺼내준 건 스케치북과 색연필이었다. 그림 그리세요. 금방 갑니다. ㅋㅋㅋ 잠시나마 항의를 하려다가 말 안들으면 집에간다는 아빠의 강경책에 꼬리를 내린 아이들. 순순히 그림을 그리면서 놀기 시작했다.




    구름위그림교실

    슥삭슥삭.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일호기.



    그림을 좀 그리고 있으려니까 바로 음료수를 준비해주는 승무원님들. 당연히 안 마실 줄 알았는데 왠일로 1호기가 오렌지 쥬스를 마시겠다고 했다. 작은 컵에 쥬스를 담고 마개와 빨대를 준비해주는 센스. 좋구만!! 아이들도 맛있게 잘 마셨다. 2호기는 그렇다치고.. 1호기가 왠일이지? 원래 마셨나? 사실 마시는게 당연한거긴 한데, 워낙 안 먹는게 많은 녀석이라(...) 신기하구만. 




    맛잇어요.

    오렌지 쥬스 타임.


    센스있는아이들용쥬스컵

    원래 이렇게 줬었나? 아이들이랑 오랜만에 타서 그런지 몰랐는데(기억을 못하는 걸지도...) 너무 좋네 이런거. ㅋㅋ



    "이 정도라면 왠만큼 난리를 치지 않는 이상 절대 흘릴 일이 없다!" 고 생각했으나, 잠시 후 2호기가 빨대를 뽑아버리는 바람에 조금 흘려 버렸다. (...) 내가 너희를 너무 과소평가했군. 대단하다. 거기서 그걸 뽑을 줄이야.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곧 제주공항에 착륙한다는 안내가 나왔다. 그림 그리던 걸 마무리하고, 다시 테이블을 올리고 착륙 준비!



    내려간다아아아

    내려간다아아아아아아아. 



    이윽고 제주공항에 무사히 착륙을 하고, 잠시 기다린 후 비행기 밖으로 나왔다. 아쉽게도 활주로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야했다. 엄마랑 같이 왔으면 비행기 가까이서 활주로에 내리는 모습 사진도 찍고 했을텐데 애 둘 손을 꼭 잡고 다니느라 사진찍을 엄두를 내질 못했다. 거기다가 버스 냄세 때문인지 2호기가 멀미를 하려고 해서 그것때문에도 안절부절. 금방 도착하는데도 토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을 해대는 겁쟁이 아빠. 별 탈 없이 잘 내려서 짐을 찾으러 갔다. 이 시간 조차 아까워서 원래 안 부치려고 했던건데.. 궁시렁 대던 차에 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라. 앞에서 세 번째로 나오는게 아닌가?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바로 챙겨들고 렌터카 하우스로 고고싱.


    예에에에에에전에 제주도 처음 왔을때는 공항에서 바로 렌트카 인수해서 갔던것 같은데, 요즘엔 무조건 셔틀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여기서 아빠는 또다시 시련에 부딪히게 되었다. 미니버스에 아이 둘 손 잡고 캐리어 하나와 커다란 백팩을 들고 타는 건 정말 너무 힘들다!!! 젠장!!! 손이 하나 쯤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렌트카 하우스에 어찌어찌 도착해서 보험을 들고 (혹시 모르니까.. 비싸지만 언제나처럼 최고 보상되는 걸로. ㅠㅠ) 차를 인수 받았다. 며칠 전 이번 여행 준비하면서 구글 내지도에 갈 곳들을 하나씩 표시하다가 오케이렌트카 별점을 무심코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 달린 온갖 악플들을 보고 심히 심난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역시 그냥 대기업 렌트카 업체를 이용할 걸 그랬나 하면서 AJ렌트카 별점을 확인하다가 거기도 온갖 악플세례인것을 보고는 오히려 '아 다 똑같구나.' 하며 안심을 했었더랬지... 다행히 직원도 친절했고, 차도 2만킬로 조금 넘은 상태 좋은 소나타 차량을 인수받게 되었다. 혹시 모르니까 꼼꼼하게 전면을 다 촬영하고, 차에 탑승했다. 아내가 미리 카시트 업체에도 이야기를 해 둔 상태여서

    쥬니어용 카시트 하나와 범용 카시트 하나가 설치되어 있어서 짐만 싣고 바로 출발 할 수 있....었으나 한 가지 빼먹고 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차량용 핸드폰거치대였다. 그동안 티맵만 보고 운전하다가 갑자기 차량용 네비를 보고 운전하려니까 왜이렇게 어색한건지. 거기다가 지도도 어째 최신이 아닌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서 별로 신뢰가 안 갔다. 하지만 별 수없이 차량용 네비를 보고 운전할 수 밖에 없어서.. 그냥 그거 보고 다녔는데, 화면 반응 느린 거랑 티맵에 적응해버린 내 눈이 네비화면에 적응 못하는거 빼고는(...) 어찌 어찌 무사히 운전하고 다닐 수 있었다. 그래도 다음엔 꼭 거치대를 챙겨와야지.


    시트와 사이드미러, 백미러 각도를 조절하고, 이제 본격적인 제주 여행 시작이다. 

    첫 번째 목적지인 아날로그감귤밭을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로 설정하고 오케이렌트카를 빠져나왔다. 비행기 시간이 애매해서 첫 날 일정에 감귤체험을 넣을까 말까 하다가 상황 봐서 가기로 했던 곳인데, 나름 일사천리로 공항에서 렌트카 인수까지 잘 마친터라 바로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제주 시내에서 길이 막히는 바람에 아빠는 가슴이 콩닥콩닥. 5시 까지는 가야 체험을 할 수 있다는데, 길이 왜 이렇게 막히는 것이냐아아.



    제주도에서만난교통체증

    제발 길아 뚫려라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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