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루하루

언제나처럼 어린이대공원. (feat. 애니스토리 캣츠)

소다아빠 2018. 5. 19. 08:30

180513.



모처럼 일요일 오후에 어린이대공원을 찾았다. 일요일에 온건 처음인가. 지난 어린이날 이후로 일주일 만이네. 

또 언제 미세먼지가 안 좋아질지 모르니 조금이라도 괜찮다 싶은 날에는 자꾸 꾸역꾸역 나오게 된다. 


돗자리들고 잔디밭에서, 동물원에서 놀던 다른 날과 달리 오늘은 오랜만에 동물공연을 보기로 했다. 신데렐라 이야기에서 캣츠로 바뀌고 두어번 본 이후로 한동안 안 봤던 동물 공연. 제발 한 번만 보자고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성화에 못이겨 보기로 했다.


일요일 오후 어린이대공원. 역시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휴일이면 미세먼지 경보가 있던 날조차도 사람이 제법 많다니까 뭐.. 대공원에 후문을 지나면서 시계를 보니 곧바로 공연을 보러 가면 딱 맞을 것 같았다. 어쩔수 없이 동물원을 지나게 되었는데, 우리도 드디어 뉴스에도 나왔던 그 아기코끼리님을 잠시나마 구경할 수 있었다. 원래 코끼리사육장에 사람이 이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아기 코끼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주말이라 더 그랬을듯. 아기코끼리에 이어 아기 원숭이까지 구경을 마치고 나서 동물을 더 보겠다는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 후다다다닥 애니스토리 공연장으로 향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입장권 가격은 어른 7,000원, 아이 5,500원. 그동안 뻔질나게 드나들던 어린이대공원에서 과자 한 두 개나 커피 살 때 빼고는 돈을 거의 안 썼었는데 간만에 큰 돈(...)을 들이는 구나. 공연장 안은 생각보다 많이 한산했다. 의외였다. 덕분에 공연시작 10분 전 쯤 들어갔는데도 제법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작년에 두어번 봤던 애니스토리 캣츠. 도시에서 구박받고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에 대한 스토리를 들려주면서 다양한 동물들의 재주를 볼 수있는 공연이었는데 그때보다 길고양이에 대한 스토리 비중은 현저히 줄어들어 있었다. 대신 동물 공연 자체로는 그때보다 지금이 더 재미있는 듯. 아이들도 엄청 좋아했다.



동물원에 왔을때만 볼 수 있는 1호기의 저 표정. 동물이 저렇게나 좋을까. :)


언니바라기 2호기도 공연에 빠져들었다.


날아다니는 새들을 쫓아다니느라 바쁜 눈동자.


들어갔네 들어갔어. ㅋㅋㅋ


주말에는 그래도 제법 사람이 찼었던 것 같은데..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동물공연 하면 빠질 수 없는 재롱둥이 물개. 



30분 남짓한 공연 동안 다양한 동물들의 묘기를 볼 수 있었다. 15종 100여마리의 동물이 등장한다고 하던데 묘기라고 할 만한걸 보여주는 동물은.. 물개, 고양이, 앵무새(노래 잘함!), 금관앵무, 원숭이, 마지막으로 등장만으로도 충분히 밥 값을 하는 팰리컨 정도이고 기니피그나 비둘기, 미니돼지 같은 애들은 이쪽에서 저쪽으로 우다다다 달려가거나 날아가거나 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너어어어어어어무 좋아했다. 블로그에 올릴 생각이었으면 동물 공연 모습도 좀 찍을 걸 그랬네. 웨건끌고 공연 시간 맞춰 온다고 힘을 뺐더니 카메라를 잡을 여력이 없었다. 공연 중반부 접어들어서야 겨우 카메라를 꺼내서 우리 애들 표정이나 몇 장 찍었네. 또 언제 볼 지 모르겠다마는.. 다음엔 한 번 찍어봐야지.


공연장에 나와서도 한참을 방금 본 공연이야기로 재잘거리는 아이들. 그러고보니 에버랜드 간 지도 제법 되었구나. 동물공연 자체를 본 지가 꽤 되었었네. 놀이터로 가는 길 내내 이야기 꽃을 피웠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게 더 빠르긴 한데 그 경사진 언덕을 그 인파를 뚫고 오르내릴 자신이 없어서 평지로 비이이잉 돌아가기로 했다. 그러다가 대공원 정문에 있는 분수를 만나게 되었는데, 때마침 음악분수 공연 시간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지. ㅎㅎㅎ



햇볕이 제법 따가웠던 날. 시원한 분수 앞에서 신이난 1호기.


바람을 타고 물방울이 덮친닷 ㅋㅋㅋ


샌들을 신은 언니가 부러운 2호기.


조금 고인 물 앞에서 참방참방. ㅋㅋㅋ


어우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분수를 구경하면서 재미나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물줄기 하나가 지나치게 관객쪽으로 많이 뿜어져 나왔다. 안전선 근처까지 거의 다이렉트로 물줄기가 떨어지는 바람에 그 쪽에 있던 관객들은 혼비백산. ㅋㅋㅋ 뭐지. 고장인가 싶을 정도로 가까이 떨어지던데.. ㅎㅎㅎ 덕분에 1호기와 2호기도 도망치듯 웨건으로 돌아왔다. 


다시 웨건을 끌고 타박 타박 모험의 나라 놀이터에 가기 전, 길 건너 잔디밭에서 한 번 놀기로 하고 아이들이 먼저 가서 개미 관찰을 하고 있는데, 그러다가 근처 나무에서 애벌레 하나를 발견했다.



두둥. 넌 누구 애벌레냐.



나무 진액 같은 걸 먹고 있는 애벌레. 새끼 손가락 만한 크기의 제법 큰 애벌레였다. 아아. 이럴 때 돋보기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끙. 아이들 곤충관찰세트 같은거 한 번 알아봐야겠네 정말.. 차마 만지지는 못하고 (혹시나 애벌레가 다칠 수도 있으니까.-_-) 열심히 구경만 하다가 우리 마음대로 이건 나비 애벌레다(...) 라고 결정하고 나비가 되어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나누고 빠이빠이 했다. 너무 눈에 띄는 곳에 보호색도 없이 있어서 잘 살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


그러고나서 신나게 비누방울 놀이를 했다. 비누방울 총이 이날 따라 작동을 잘 해서 큰 비누방울이 많이 많이 만들어졌다. 비누방울에 비친 풍경을 보고 지구본 같다는 1호기의 말에 2호기도 동의하면서 그 다음부터는 둘이서 비누방울을 "지구님! 지구님!"을 외치며 쫓아다녔.. (...) 



쫄보 2호기. ㅋㅋㅋㅋ 스카프 좀 풀러 줄 걸 그랬네.


잡아라아아아아. ㅋㅋㅋ


조금만 뒤에서 쫓아오라고 간청을 해도 귀신같이 앞으로 달려오는 아이들 덕에 사진찍으랴 비누방울 뿌리랴 아빠는 너무 힘이 듭니다.


그래도 이 표정.. 요런 표정 때문에 고생이 고생같지가 않네.


2호기도 신이 났어요오오. 가디건 좀 벗겨 줄걸.. (...)


엄마가 제일 좋아하던 사진. ㅎㅎㅎ


바로 저 비누방울 총 되시겠다. 



한참을 신나게 비누방울 잡으면서 놀았네. 한 통 다 쓸때까지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아이들..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다아. 이렇게 잘 뛰어다니면서 왜 집에 갈때는 꼭 유모차나 웨건을 타야 하는 거냐. 해가 뜨면 덥고, 해가 구름에 가려지면 서늘하고. 아이들 감기 걸릴까봐 좀 싸맸는데 이제와서 보니까 좀 벗길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구만. 끙.


그러고나서 놀이터에서 정말 잠깐 놀고 집으로 돌아왔다. 모래놀이를 하고 싶어해서 조금 시켜줬는데, 해가 지면서 정말 서늘해지는 바람에 더 못 놀아서 아쉬워 했다. 그래도 떼를 많이 안쓰고 잘 돌아와서 기특했음.


아마도.. 오늘도 어린이대공원을 가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모래놀이 해야지.. 간만에 제대로 한 번 놀아보자아아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