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이 오늘만 같아라. (이번에도 어린이대공원. feat 유채꽃)
180519.
이틀을 주룩주룩 내린 비 덕분에 역시나 파아란 하늘을 보여준 주말, 맘 같아서는 아침부터 가서 놀고 싶었지만 당연히 그러지 못하고(...) 거의 점심에 가까운 아점을 챙겨먹고 웨건을 끌고 나왔다. 집 앞으로 나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뜨거운 햇볕에 놀라 부랴부랴 다시 안으로 들어가 웨건 지붕을 설치하고 다시 나왔다. 이거 뜨거워서 제대로 놀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
오늘도 어린이대공원 주차장으로 향하는 차들로 차로 하나를 가득 메운 줄을 지나서 어린이대공원 후문으로 들어갔다. 날씨가 정말 너무 좋아.. 하아. 파란 하늘이 낯설다. 어쩌다 이렇게 되버린건지..
하늘이 파래요. 너무 좋다. ㅠㅠ
오늘은 제대로 모래놀이를 하면서 놀기로 한 날. 맘껏놀이터에 있는 모래사장이 모래가 부드럽고 좋긴 한데 거긴 너무 뙤약볕이라 안될것 같아서 모험의 나라 놀이터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고 놀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 근처에 있는 수돗가를 왜 없앤건지 너무 불편하네.. 우리 말고도 많은 아이들이 모래놀이도 하고 놀이터에서 놀고 그런 곳인데, 이제는 물을 뜨거나 손을 씻으려면 맘껏놀이터 입구쪽에 있는 수돗가 까지 가거나 아니면 모험의 나라 편의점에 있는 화장실까지 가야 해서 불편했다. 모래놀이 하고 바로 손발 씻고 참 좋았는데.. 아쉽다.
신발부터 벗어 던지고 모래 놀이 시작!
저 통에 물을 몇 번을 길어 나른건지 모르겠네. 큰 물통을 가져와야겠어..
호비 그릇에 흙을 담아 호비얼굴을 만들어 보려는 1호기.
갈아입을 옷을 빼먹고 안 가져와가지고.. 아이들이 철푸덕 바닥에 앉아 놀지 못해서 좀 미안했네. 다음번엔 갈아입을 옷도 가져와서 맘껏 놀 수 있게 해줘야겠다. 사진 몇 장 찍고 아빠도 이제 팔을 걷어부치고 본격적인 모래성 만들기에 돌입했다. 생각보다 흙이 잘 안 파져서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아빠가 흙을 긁어주면 아이들이 담아주고 하는 식으로 척척 모래성을 만들었다. 나중에는 결국 아빠 혼자 하게 되버리긴 했지만(...) 한 번 만들기 시작하니까 이게 완성을 해보고 싶어지더라고.
대충 완성된 모래성. 개미성이라고 이름을 붙인 1호기는 개미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고 있다.
2호기는 발가락 사이에 흙이 들어간다고 계속 컴플레인을.. (...)
아빠랑 열심히 모래성을 만드는 1호기와는 달리 2호기는 흙보다도 물 장난을 하고 있었다. 쥬스를 만들어준다고 물을 붓고 흙을 담은 다음, 얼음을 갖다 달라는데 얼음이 어디있냐니까 돌멩이를 주워오면 된다고.. (...) 주위에 있는 돌멩이 몇개를 주워주고 더이상은 못 갖다주겠다고 했더니 언니를 시켰다. (...) 언니는 또 열심히 주워다 주었다. (...)
뙤약볕에 돌멩이 수거중인 1호기. 이런 언니가 어디있니.
얼음(돌멩이)이 많아 흡족해진 2호기님.
돌멩이 알바를 마치고 모래성을 다듬고 있는 1호기.
그 손으로 꽃받침을 하면 어떡... 그냥 브이 하라니까 ㅠㅠ ㅋㅋㅋㅋ
최종 완성된 개미성. 왼쪽 아래에 길을 쭉 따라 가면 나오는 건 두꺼비집으로 만든 굴. ㅋㅋㅋ
한 시간 남짓 (아빠혼자)신나게 만든 모래성. 몰드가 원형 밖에 없어서 좀 아쉬웠네. 다음번엔 다양한 몰드를 가져가봐야겠다. 생각보다 성이 잘 만들어져서 재미있었다. ㅋㅋㅋ 나뭇잎이나 나뭇가지 말고 좀 더 꾸밀 수 있는 그런게 없으려나? 흠흠.
이제 잔디밭에 가서 텐트치고 놀기로 했다. 16,000원 주고 산 원터치 간이텐트. 좀 좁긴 하지만 이런데 나와서 애들 집어넣어두고 쉬기엔 딱인 것 같다. 더 크고 멋진 텐트들이 부럽긴 하지만.. ㅋㅋㅋ 지금도 충분히 짐이 많다고. 끙.
텐트 안에서 바라본 풍경. 하늘이 정말 파래.. ㅠㅠ
텐트안에서 근처 편의점에서 사온 간식을 먹으면서 쉬고 있는데, 안내방송이 나왔다. 오늘도 많은 어린이들이 엄마를 잃어버리고 보호중이었다. 차라리 어린이를 보호하고 있다는 방송은 그래도 안심이 되는데, 아이를 찾고 있다는 방송은 정말 괜히 나까지 가슴이 철렁해진다. 에효. 그러다가 또 다른 안내방송이 나왔는데, 음악분수부터 팔각정까지 가는 길에 유채꽃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안내방송이었다. 그제서야 보이는 노오란 유채꽃 밭. 저런게 언제 생긴거지?? 유채꽃 자체에는 별 관심없는 아이들을 저기 가면 나비가 있을거라고 꾀어서 한 번 구경을 가보았다.
나비다아아아아아. 아빠는 사진을 찍고 싶지만 아이들은.. 우다다 중.
아빠 나비가 어디 있어여? (찰칵)
어디있냐고오오오. (찰칵)
에이 그냥 가자. (가지마 ㅠㅠ)
너무 예쁜데.. 아빠는 사진 찍고 싶은데.. 나비 못 잡는다고 그냥 가버린 아이들을 쫓아 다시 잔디밭으로 왔다. 흑. 조각상 근처에 있는 장미꽃밭에서 곤충들이 있나 찾아보다가 신기한 벌레를 발견했다. 아빠가 잡아주겠다고 잠자리채로 휙 씌웠는데도 꼼짝않고 매달려있는 벌레. 자세히보니 알을 낳고 있는 것 같았다. 헉. 미안해. ㅠㅠ
막간을 이용해서 장미도 한 장..
알을 낳고 있는 것 같은 벌레. 저거 무슨 곤충이지? 아무튼 미안미안..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곤충채집에 열을 올리는 1호기. 뭐든 잡고 싶다고 난리인데 곤충은 개미밖에 보이질 않고.. 아빠가 나서서 차근 차근 찾아 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아기 메뚜기를 발견했다! 아 너무 귀여워 ㅋㅋㅋ 그런데 너무 작아서 잡을 수가 없네요.. 그냥 구경만 하는 걸로. 그 외에도 무당벌레를 잠깐 잡았다가 놓쳤고, 번데기같은게 나뭇잎에 잔뜩 붙어 있는 것도 보고.. 조그만 거미까지. 나름 여러가지 벌레들을 보았는데 잡은 벌레는 하나도 없어서 1호기는 대 실망. ㅠㅠ 산에 같이 가보고 싶다. 2호기만 아니면 아차산을 가고 싶은데.. 엄마에게 맡기고 다음에 한 번 도전? ㅋㅋ
벌레 관찰에 열을 올리는 1호기. ㅋㅋ 다음엔 꼭 잡자!
그리고나서 다시 비누방울 놀이를 했다. 한 명이 비누방울을 불어주면 한 명이 터뜨리는 식으로 어찌나 잘 놀던지. ㅋㅋㅋ 이젠 비누방울 총도 아빠만큼 잘 쓰는 아이들! 많이 컸다.. ㅎㅎㅎ
2호기부터 시작!
빵야 빵야. ㅋㅋㅋ
잠자리채로 비누방울을 잡으려는 1호기. ㅋㅋㅋ
둘이서 너무 잘 놀아서 아빠는 사진만 찰칵 ㅋㅋ
엄청 크게 잘 만들어지는 비누방울 총. 저거 리뷰도 써보고 싶은데.. ㅋㅋㅋ
뿅뿅뿅
2호기도 잘 해요.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1호기가 정말 즐거울때 나오는 표정 ㅋㅋㅋ
얍! ㅋㅋㅋㅋ
사이좋은 자매...였음 좋겠구나. 그만 좀 싸우렴. -_-
큰 방울 안에 작은 방울도 들어가요. ㅋㅋㅋ
그렇게 한 바탕 뛰어 놀고 다시 텐트로 돌아와서 물이랑 남은 간식을 먹으면서 쉰 다음! 집에 가기로 했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여섯시가 넘었네. 네시 쯤 된줄 알았는데! 해가 정말 엄청 길어졌구나. 다음 휴일에는 정말 먹을 것 싸들고 나와서 해질녁까지 계속 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일기예보에도 석가탄신일까지 별다른 비 예보도 없고, 공기질 예보도 좋아서 기대 중!
집에 가는 길에 만난 애벌레 친구. 꼬물 꼬물 어디가니?
동물원 근처에 있는 장미 꽃.. 햇볕을 받아 너무 예쁘다 +_+
아흑. 사진 찍고 싶다.
출출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팝콘을 하나 사들고 웨건을 끌어 후문쪽으로 나오는데, 사진 동호회 같은 사람들이 삼각대를 세워놓고 초망원렌즈들로 새를 찍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린이대공원에 무슨 새를 찍으러 온건가 싶어 자세히 보니, 딱따구리 같은 새들이 날아다녔다. 오오오오. 신기하다. 저런걸 어떻게 알고 찾아 온거지? 비둘기 까치 참새만 보다가 저런 새는 처음 보는 우리 아이들도 신기해했다. 저기에 둥지를 지은건가? 아기새들이 있는건지 새소리가 계속 났다. 오며가며 가끔 볼 수 있겠네. ㅎㅎㅎ
딱따구리다아아아아. 신기하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데.. 석양이 너무 예뻤다. 아직 해가 좀 높이 떠있어서 붉게 물든 노을은 아니었지만 금빛으로 세상을 만든 모습에 아빠혼자 또 감성이 폭발.. 아이들은 팝콘만 냠냠. 흥. ㅋㅋㅋ
저 멀리 산이 보이는게 당연한건데.. 왜 이렇게 좋으냐.
매일 날씨가 이랬으면 좋겠다. 하늘이 파란 게 당연한건데.. 요 어린애들은 하늘이 파란 게 신기한 세상에 살고 있으니.. 아빠가 미안하다아.
오늘도 재미있었다는 아이들. 다음에 또 재밌게 놀자!! 집에서 조금만 더 가까웠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ㅋㅋㅋ 아빠만 고생하면 그래도 주차걱정없이 어린이대공원에서 놀 수 있으니 감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