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루하루

정말이지 놀러나갈 수 밖에 없던 날! 어린이대공원으로 가자!

소다아빠 2019. 2. 27. 23:41

190223. 어린이대공원




나가서 노는 건 꿈도 못 꿀만큼 춥다가 갑자기 날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미세먼지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데.. '삼한사미(세먼지)'에 이어 이제는 미세먼지 없는 날 찾기가 힘들정도로 뿌옇기만 한 하늘을 보며 '아직 봄도 아닌데 벌써부터 이러면 어쩌라는 건가...ㅠㅠ'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다가, 당연히 주말인 오늘도 '미세먼지가 안좋겠거니...' 하며 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우리. 환기라도 시킬겸 무심코 미세먼지 앱을 확인해보는데, 어라. 파란색이다. 초록색도 아니고 파란색이다! ㄷㄷㄷ 앱이 잘못된건가 싶어 각종 포털사이트며 해외사이트까지 다 확인을 해본다. 맑다. 미세먼지 좋음이다!!!! 


부랴부랴 나갈 채비를 했다. 날씨도 따뜻하니 놀기 딱 좋은 상황! 지금 안나가면 죄악이다. 웨건에다가 모래놀이 도구 하나만 던져놓고 후다다닥 어린이대공원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가는 어린이대공원! 이제 슬슬 웨건하고 작별을 고해야겠구나.. 너네 둘이 타기엔 좁다.. ㅋ



도통 눈이 안 내리던 이번 겨울, 어린이대공원도 진짜 오랜만에 가는 듯 했다. 여느때처럼 후문을 통해 들어갔는데, 겨울이라고 예쁜 조명같은 것도 좀 해놓은 것 같더라고. 추운 겨울 밤에 여기에 걸어올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직접 보진 못했다마는... 눈이라도 좀 내렸으면 눈사람 만들러 왔을텐데!


그래도 아직 땅이 얼어서 흙에서 놀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물을 부어주는 건 안된다고 미리 약속을 받아두고, 항상 우리가 전세내고 놀던 모험의나라 놀이터가 있던 공터가 아닌, 맘껏놀이터에 있는 모래놀이 장으로 향했다. 날이 풀리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겨울이라 그런건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날씨 진짜 좋았는데!


2호기보다 조금 어려보이는 동생 하나가 먼저 와서 놀고 있었는데, 붙임성 좋은 그 녀석, 다짜고짜 아이들에게 다가와서는 "같이 놀아도 되요?"하고 물어본다. ㅋㅋㅋ 어색해하는 아이들.. 같이 놀라고 하고 도구 몇개를 쥐어주니 여기 저기 파면서 잘 노네. 나는 우리 아이들하고 같이 놀고 싶은데.. 자꾸 참견이다. ㅋㅋ 아이 엄마가 다가와서 좀 챙겨주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졸지에 아이 셋을 내가 혼자 볼 뻔 했다. (가끔 그런 개념없는 부모들이 있어서 이번에도 살짝 긴장을.. ㅋㅋ) 




모래놀이 하려고 바지 입고 왔음. 털썩 앉아서 마음껏 놀아! ㅋ




어떤걸 하고 놀거냐고 물어보았더니 개미 집을 만들자는 1호기. 어떻게 만들거냐니까 일단 파달란다. 포크레인 모드 발동해서 열심히 파주었다. 위에는 고운 모래인데, 아래로 파들어갈 수록 돌맹이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너무 깊게 파면서 놀면 안되겠.. 이 모습을 본 그 친구는 또 와서 참견 참견 ㅋㅋㅋ 귀엽긴 하다마는.. 귀찮기도 했다. 자꾸 우리 놀이가 방해가 되서 말이지. 이럴때 아내가 있었으면 어울려서 잘 놀아주었을텐데 아빠는 그게 안되요. ㅋㅋㅋ 한동안 같이 어찌어찌 놀다가 그 아이가 먼저 집으로 가면서 우리끼리 평화롭게 잘 놀수 있었다.


윗부분은 마른 모래였지만 파면 팔수록 젖은 모래들이 계속 나왔다. 덕분에 두꺼비집도 만들고, 찍기 도구와 컵으로 이런 저런 모양도 찍으면서 놀았다. 나뭇잎이랑 나뭇가지들을 가져와서 집도 꾸며보고, 한동안 재미있게 잘 놀았다. 바람도 안 불고, 하늘은 모처럼 파랗고..ㅠㅠ 안 나오면 정말 후회할 뻔 했어. (그 이후로 지금까지 매일같이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있는걸 보면.. 이때 나가서 놀았던걸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네모낳게 깊게 파주었음.


나뭇가지랑 두꺼비집으로 꾸미는 중. ㅋㅋ


예쁜 1호기. +_+


2호기는 고운 모래 만들기 중! 저 통 하나를 다 채울거라고 (...)...


짜잔. 이 날 우리가 만든 개미집입니다. 개미집이에요. 네.


개미집 다 만들고 둘이서 체로 모래를 골라내며 노는 중.


꽁냥꽁냥 잘 논다. ㅋㅋ


저 통 하나를 다 채울때까지 하겠다고 해서 아빠는 겁이 났습니다. 




가까스로 아이들을 말리고 모래들을 다시 메꿔둔 다음, 잔디밭에 가서 놀기로 했다. 도구들을 정리하면서 2호기가 우리 것이 아닌 찍기도구를 자꾸 가져가겠다고 우겨서 한 번 혼이 났다. (...) 떼쓰지 않기로 약속을 받고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갔는데, 문을 열자마자 담배냄세가 확 났다. 어떤 개 샹샹바가 화장실에서 담배를... 아 진짜. 짜증이 버럭. 아니 어린이대공원에 와서 왜 담배를 피고 지X 이야!!!!! 손을 안 씻을수도 없고 ㅠㅠ 


기분을 완전 상한채로 씩씩대며 나와서는 잔디밭으로 갔다. 역시나 사람이 거의 없었음. 날 좋을때는 자리 펼 곳도 없을만큼 붐비는 곳인데, 지금은 왠 텐트 하나랑 커플 하나가 전부. ㅋ 모처럼 나온거라 그런지 1호기는 계속 뛰고 싶어했다. 공이라도 가져올 것을.. 일단 아쉬운데로 둘이서 술래잡기를 하기로 했다. 아직은 2호기가 1호기를 당해낼수가 없지요. 그런데도 웃으면서 한참을 뛰어 논다. ㅋㅋ 그래.. 답답한 키즈카페보단 이렇게 뛰어 놀아야 하는데.. ㅠㅠ 미세먼지 아오...




너무 멀리가서 돌아오라고 했더니 저러고 옵니다. ㅋㅋ


이번엔 너가 술래야!


조각상 뒤에 숨어서


짜잔 들켰다! ㅋㅋㅋㅋㅋㅋ


우다다다다다다


밥도 많이 안 먹으면서 잘도 뛴다. ㅋㅋ


2호기도 신이나서 우다다다


잡아라아아아아아아아


이 날의 베스트샷. 이 한 장을 위해 아빠는 무던히도 달리고 달렸습니다아.




그렇게 한동안 우다다다다 뛰던 아이들. 술래잡기를 하기엔 숨을 곳이 여긴 너무 없었다. 다음엔 다이너스티 레이저태그 라도 가져와야겠.. 둘이서 꽁냥꽁냘 놀만한 공놀이 같은게 없을까? 흠.. 고민을 해봐야겠다. 뭘 할까 고민하다가,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를 하기로 했다. 아빠는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둘이서 하는 건 재미가 없다보니 결국 아빠도 참전! ㅋㅋ 이게 그냥 할 때는 상관없는데.. 막상 술래가 되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게 생각보다 부끄러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고 술래를 안 해줄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끔 잡혀줘야 애들이 좋아하지유. ㅋㅋㅋ




아빠 사진 그만 찍어! ㅋㅋ


일촉즉발! ㅋㅋㅋ


움직여서 잡힌 1호기. 아빠가 구해줄게! ㅋㅋㅋ


이번에는 1호기가 술래! ㅋㅋㅋ 이 것까지 찍고 제발 그만찍으라고 쿠사리를 먹어서 고이 접어두었...




그렇게 한 바탕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를 하고 나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고 있었다. 너무 늦게 나왔어.. ㅠㅠ 아침에 확인해 볼걸.. 마지막으로 뭘 하고 놀 것인가를 고민하며 웨건에 있는 주머니를 뒤져보는데, 비누방울 총이 나왔다. 비누방울 액도 두 통 정도 있음. 오랜만에 비누방울 터뜨리기 놀이나 할까?




지구니이이이이임! (비누방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지구 같다고 저렇게 부릅니다.)


꺄르르르륵.


잡아라아아아아아


호오잇!


이 사진을 위해 왼손으로 비누방울총 컨트롤, 오른손으로는 사진을.. ㅠㅠ


좋단다. ㅋㅋㅋ


별거 아닌데도 우다다다 뛰며 즐거워 하는 아이들.


2호기도 신이 났습니다 ㅋㅋㅋ


자동 비누방울 총이라도 하나 사고 싶네. 힘들어. ㅋㅋㅋ


예쁜 우리 1호기...


1호기 표정이 너무 예쁜데 하필이면 비누방울이 잘 안나와서.. 아쉬운 사진.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 잽싸게 외투를 입혔다.


귀여운 토끼잠바를 입고 으쌰!


비누방울 액이 다 떨어질때까지 우다다다다!


2호기가 해보고 싶다고해서 주었는데, 잘 안나옴.


겨우 나온 하나를 퐁 터뜨리는 1호기. ㅋㅋ


방법을 알려주었더니 이제 곧잘 하네?


마지막 비누방울을 쓸때까지 아이들의 우다다는 계속 되었다.



비누방울 두 통을 꼬박 쓰고 나서야 우다다를 멈춘 아이들. 더 놀고 싶은데 가야한다고 하니 못내 아쉬워 했다. 다음에 다시 오자고 약속을 했지만.. 그 후로 엄청난 미세먼지 공격 때문에 아이들 방학인데도 어딜 나가질 못하네요. 하아. 아무것도 없어도 (모래놀이와 비누방울총이 있었군. -_-) 이렇게 잘 뛰어 노는 아이들인데 집에만 있어야 하다니.


이번 주말 연휴에는 좀 미세먼지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