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공연관람

엄마 까투리 뮤지컬 - 170401

소다아빠 2017. 4. 12. 03:30

엄마 까투리 뮤지컬 공식 포스터


열흘 전, 그러니까 만우절.

절친 승아네가 같이 보자며 예매해준 엄마 까투리 뮤지컬 관람 후기를 이제야 작성하는 군.

카메라를 가져가긴 했으나, 아시다시피 공연중에는 촬영을 할 수가 없고.. 암묵적인 승인하에 커튼콜때는 다들 카메라 꺼내서 찰칵찰칵 하긴 합디다마는 기대를 너무 해서 그런가 실망이 커서 카메라를 꺼내고픈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그래서 지극히 텍스트만 가득한 후기가 될 듯.


일단 공연 장소!

소월 아트홀. 처음 가봤습니다. 네네.

여기는 주말에 차를 가져가면 안되는 곳인거 같아요. 가져가지 마세요. 대중교통 이용합시다. 왕십리역 가까워요.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만차. 

근처 어디 차 댈 곳을 못찾아서 그냥 한양대 파크에비뉴 엔터식스 주차장에다 차 대놓고 유모차 끌고 애 둘 데리고 부다다다다다 달려서 겨우 시간 맞출 수 있었네요. 


공연장은 3층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묘한 곳에 위치해있어서 공연장 들어가려면 계단 내려가야 합니다. (...) 유모차 아아아. 번거로워.

다른 출입구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 엘리베이터는 거기 밖에 없지 않을까 싶긴 한데. 혹시 모르니.


공연장 앞은 장소가 그리 넓지 않은데 매대도 늘어서 있고 좀 정신 없어요. 뭐.. 그럴 수 있다 봅니다.

뮤지컬이라 그런지 반짝이는 요술봉 같은걸 팔아서 얼마전 관람한 프리파라 뮤지컬 생각에 사가지고 들어가긴 했는데, 요녀석이 작은 것 치곤 아주 제법 요란하게 반짝 거리는 데다가 뮤지컬이긴 하지만 노래가 주가 되는 공연이 아니다보니 기껏 사가지고 들어갔지만 불을 끄게 되더라는.. 나만 그런게 아니라 아무도 끄라고 제지한 사람 없었는데 공연 중간에 주위를 둘러보니 거의 다 꺼두었더라고.


관람전 사전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해서 과연 사람이 분장을 하고 나오느냐, 아니면 인형탈을 쓰고 나오느냐에 대해서 매우 궁금했었는데, 다행히(?) 인형탈을 쓰고 나왔다. 그것도 퀄리티가 제법 훌륭했어요. 엄마까투리가 꺼병이들이랑 크기가 별 차이 없는건 어쩔수 없는 부분이니 넘어가고... 암튼 까투리가 탈쓰고 나온 것만으로도 애들은 눈이 반짝반짝!


근데 문제는.. 공연 내용이 생각보다 알차지가 않더라 하는 점.

특히나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심하게 말해서 기승전결 이런게 없는 스토리.

쌩뚱맞게 봉산탈춤에서나 볼법한 하얀 사자탈같은 모양을 한 멍멍이가 등장하는 것도 이상했고, 계절바뀔때마다 구름할아버지라는 전혀 할아버지 같이 안 보이는 초록아저씨가 나와서 어설픈 목소리로 할아버지 흉내내는건 너무 오글오글..

물론! 애들은 그냥 아무생각없이 잘 보긴 했었다. 나같은 이상한 어른이나 그런거 트집잡고 앉아있지 뭐. ㅋㅋㅋ


스토리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마다 에피소드 같은 거 하나씩 다루는 그런 식인데, 고작 일주일 지났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내 기억력 문제인가.)

차라리 애니메이션 챕터 하나각색해서 그대로 재현하는게 훨씬 재미있었을거 같은데.. 너무 아쉬움.


사실 다른 문제 다 차치하고서라도 관객서비스만이라도 좀 더 좋았다면 내가 이렇게 투덜거리진 않았을 거다.

근데 까투리들이 맨 앞 줄 앉은 사람하고만 깔짝깔짝 손잡아주고 그러는건 너무 구시대적인거 아닙니까.

노래하고 춤추고 그런것도 좋지만 애들 기억에 제일 남는건 바로 어떤 캐릭터가 나랑 교감을 해주었느냐, 이거란 말이지..

오죽하면 우리같은 부모들이 혹시나 여기를 지나갈까 싶어 가운데자리 팽개치고 꼭 통로쪽 닿은곳 골라서 예매하고 그러고 있겠느냐고!


그래서 정말 인상적이었던게 바로 번개맨 뮤지컬이었다.

그때는 아예 손 잡아주는 시간이 따로 있었어요. 

아직도 기억나네. 나잘난더잘난 아저씨들이 등장해서 애들 손 잡아줄때 멀리 있는 사람들이 들썩들썩 하는거 보고 "갈테니까 기다려요~ 갑니다~" 하던 그 모습이. 


이 공연장은 그렇게 크지도 않았구마는.. 

눈앞에서 그렇게 좋아하는 두리랑 꽁지가 손을 흔들고 있는데 보고만 있어야 하다니이이이. 너무 아쉬웠다.

우리 애만 하더라도 시크릿 쥬쥬에서 가장 좋아하던 로사가 뮤지컬 관람도중 자기 손 안잡아주고 갔다고 슬퍼서 눈물이 글썽글썽하다가 아이린이 잡아주고 가니까 바로 가장 좋아하던 캐릭터를 아이린으로 갈아타는 태세전환을 할 정도로 이런걸 좋아하는데 말이지.


다행인건 그래도 이번에는 그렇게까지 서러워 하거나 아쉬워 하진 않는거 같아서 뭐.. 그럼 된거긴 한데. ㅋㅋㅋ

아쉬운 건 아쉬운 거.


공연 끝나고 나와서.. 작은 인형을 하나씩 사줬음. 큰 거는 너무 비싸고.. 집에도 인형이 너무 많으니까 작은걸로 샀는데, 그것도 엄청 좋아함.

아 여기서 한 가지.

매대위에 마지 인형은 없었음.. 포장을 안 뜯은게 아닐까 싶어서 물어봤는데, 아예 안 가져왔다고. (...)

불쌍한 마지. ㅠㅠㅠㅠ

뮤지컬에서도 마지가 제일 싱크로율 높았었는데.. 엄마 까투리가 제일 싱크로가 낮았던 듯.


프리파라 뮤지컬도 할 이야기가 많은데.. 다음에 써야겠다.

너희들이 좀 일찍 자야 아빠가 블로그라도 할 수 있단다.. 얘들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