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711 주고쿠

셋째날 (2) : 시라카베도조군・아카가와라

소다아빠 2018. 1. 9. 08:55

이제 본격적으로 시라카베도조군 구경을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한적하던 거리가 금새 관광객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다음 기차시간까지 아직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 렌즈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 본다. 비가 오지는 않을까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아직까진 괜찮다! 더러운 줄 알았던 물에는 큰 잉어들이 제법 추운 날씨에도 헤엄치며 입을 뻐끔 거리고 있었다. 옛스런 건물들이, 고즈넉한 거리가 너무 좋았던 곳이다. 실제로도 정말 오래된 창고건물들을 개조해서 여러가지 상점이나 쿠라 커피같은 찻집, 박물관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다. 아카가와라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1호관 부터 16호관인가 까지 있는 듯. 그런 곳들을 하나 둘 들어가 구경하면서 둘러보기도 참 좋은 곳이지만, 나는 이번에도 쿠라 커피에만 들어갔고 나머지는 외관만 둘러보았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곳 분위기와는 전혀 안어울리는 일본만화 여자 캐릭터 입간판 같은 것들이 상점 곳곳에 서 있어서 (카페 쿠라 1층에도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지. 왜 있는 건지 모르겠... 


그것만 제외하고는 나같은 사진쟁이에겐 찍을 만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여기서 사진만 찍고 놀아도 한참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특히 이런 일본풍의 골목들을 좋아라하긴 하지만.. 여긴 스냅사진으로 담을 만한 소품들도 너무 많더라고. ㅎㅎㅎ



이 물이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건줄 알았는데, 이래뵈도 하천이었던 모양이다. 돗토리현 관광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다마가와 강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정도 물줄기가 강은.. 아니지 않나? ㄷㄷㄷ


꼭 소화전 처럼 생긴 새빨간 우체통. 우리나라에서도 이젠 찾아보기 힘든 녀석이 되었는데 여기는 어떨런지.. ㅎㅎㅎ


생각보다 물이 더럽지가 않아서 놀라고, 큰 잉어들이 살고 있어서 또 놀라고.


새하얀 횟칠을 한 건물들과 죽 놓인 작은 다리들. 굉장히 특색있는 곳이다.


시라카베도조군에는 이런 오래된 창고 건물들을 외관은 보존한 채로 내부만 개조하여 상점으로 만든 아카가와라가 곳곳에 있었다. 이 곳은 아카가와라 3호관으로, 나카노 죽공예 창고를 개조하여 만든 대나무 세공점이라고 한다. 


비를 흩뿌리다가 파란 하늘을 잠시 보여주었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 한 장의 사진을 찍고 나서 우리나라 단체관광객들이 우루루루루 몰려왔다.


오래되어 보이는 문과, 화분들, 우편함이 예쁘던 어느 집.


여기 저기 구경할 곳이 많은 이 곳. 단체관광객 풀어놓기 딱 좋겠네.


일본 하면 자판기가 빠질 수 없지.


우리도 옛날 거리들을 좀 보존했으면 좋았을텐데, 어디를 가도 빌딩숲이니.. 아쉽다. 내가 아직 우리나라를 방방곡곡 잘 다녀보지 않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시간 나면 우리나라도 좀 돌아다녀 보고 싶어.


스냅 사진을 찍을때, 될 수 있으면 인물은 찍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초상권 개념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말들이 많지만, 적어도 동의를 얻지 않고 찍는 인물사진에 대해서는 나도 옳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라 여행 중에도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하는편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가끔은.. 프레임에 작게나마 모르는 사람의 일상을 담게 되는 걸 보면 나도 어쩔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 사진은 여행에 다녀와서 처음으로 선별작업할 때는 지나쳤던 사진인데, 블로그 때문에 다시 한 번 둘러보다가 뒤늦게 꽂히게 된 사진이다.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가는 엄마의 뒷 모습이, 새하얀 거리가, 구름이, 하다못해  얽히고 섥혀있는 전깃줄 까지도 마음에 드는 사진. 자기만족이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


분명 차도인데 차가 정말 없다. 조용한 동네. 그래서 걷기 더 좋은 곳.


공중전화가 으리으리한 부스에 들어가 있었다. 저 버튼 누르는 걸 참 좋아했었는데.


계속 이렇게 거리, 길 사진만 찍고 다녔다.


시라카베도조군 안내도랄까? 준비를 이번에 너무 촉박하게 해서 아쉬웠다. 특히 이 곳은 너무 검색을 안 하고 와가지고.. 아카가와라도 다 못 챙겨본 듯.


또다시 골목 사진. 그새 구름이 또 잔뜩 몰려오기 시작했네.


크루크라라고 태국이나 베트남같은 곳에 직접 가서 잡화들을 구입해서 판매하는 상점.


그 사진이 그 사진 같지만 계속 찍게 되는 거리 사진. ㅋㅋㅋ


창문과 작은 쪽문이 얼굴 모양 같아서 찍어보았는데, 실패인 듯. (...)


귀여운 기린 화분과 클로즈드 팻말. ㅎㅎㅎ


처음 카메라 샀을 때 이런 사진을 많이 찍었던 기억이 난다. 뭐든 같다 붙이면서 감성 사진인양.. ㅋㅋㅋ 지금도 그러고 있네요. ㅎㅎㅎ


토산품 및 현지 출신 작가들의 그림을 구입할 수 있는 아카가와라 12호관.


이런 사진을 찍을 때면 아저씨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죄짓는 기분이 든다아아아아아. 내 가치관대로라면 찍고 나서라도 양해를 구하던가 허락을 받던가 해야 하는건데.. 끙. 그나마 작게 찍었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있네요. (...)


작은 가스통이 귀여워서 또 찰칵.


녹슨 우편함이 예뻐서 또 찰칵.


벽에 있는 장식? 공예품? 뭐 그런 것이 특이하고 예뻐서 또 찰칵.


그렇게 관광객들을 피해 다니면서 사진을 질리도록 찍고 이제 점심을 먹으러 돗토리에 오면 꼭 먹어봐야한다던 그 라멘집으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