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1711 주고쿠

넷째날 (1) : 요나고 공항 - 끝.

소다아빠 2018. 1. 15. 16:55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 밤에 씻고 나와서 계속 마지막날 일정에 대해서 짱구를 열심히 굴려보았는데, 도무지 답이 안나온다. 이 동네 기차시간표대로라면 나는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와야만 한다아아아아. 에어 서울 비행기 시간 참 미워요.

사실 원래 계획으로는 아침 일찍 일어나 어떻게든 사카이미나토로 가서 미즈키 시게루 로드 구경을 하고 요나고 공항으로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내가 어제 무리를 해서 그런가 좀 늦게 일어나기도 했고, 겨우 한 시간 남짓 둘러보자고 짐을 다 끌고 갔다가 다시 공항으로 가기엔 너무 귀찮았다. (...) 이른 아침에 주변 가게들이 열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이온몰에서 쇼핑이나 마저 하고나서 공항으로 바로 가기로 했다.


조식을 먹고 이온몰로 향하는데,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어제까지 그렇게 비를 뿌려대더니만, 내가 집에 간다니까 또 이렇게 맑은 날씨를 보여준다. 너무하네 진짜.


이온몰에서 살 것들을 마저 사고, 호텔로 돌아와 짐 정리를 했다. 묵직해진 캐리어. 올때도 15킬로 될까 말까 했었는데 이거 더 무거워진건 아닌지 모르겠네. 그렇게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공항까지 나를 태워다 줄 코난 기차. 동네 자체가 코난으로 가득한, 코난 박물관을 찾는 사람도 많다던데 난 미즈키 시게루도, 코난도 모두 관심이 없어서.. 허허허허.


이 파란 하늘이 그리울 것 같다. 우리 나라도 예전에는 저랬을텐데.. 미세먼지.. 너무 싫다.


다시 요나고 공항역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리 봐도 기울어져 보이는 데... 내릴 때만 해도 전혀 그런걸 못 느꼈거든.


기울어 진것 같지 않나요. ㅋㅋㅋ


미즈키 시게루의 캐릭터들이 여기 저기 그려져 있는 요나고 공항역에서 요나고 공항 가는 길.



요나고 공항역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고 익히 들어왔기 때문에.. 그냥 마음 편히 노래나 듣고 어디 앉아서 시간이나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공항으로 들어갔다. 작기도 작지만, 비행기 편수 자체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정말.. 한산하다. 정말 여기는 비행기 출발 한 시간 전에 와도 충분합니다 여러분. 그냥 미즈키 시게루로드에 다녀올 걸 그랬다는 생각이 갑자기 막 든다. ㅠㅠ


체크인 하고, 짐을 부치고.. 가벼워진 몸을 이끌고 공항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정말 뭐가 없다. ㅋㅋㅋ 일단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간단히 공항안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메밀소바를 하나 시켜 먹고 나왔다. 맛은.. 그냥 저냥. 여기도 공항음식은 그냥 그렇겠지? ㅋㅋㅋ 


그러고나서 다시 둘러보다가, 요나고 공항에 전망대 같은 곳이 있는걸 발견하고 올라가보기로 했다. 



짜잔. 요나고 공항 Observation Deck 입니다. 


날씨가 너어어어어어어무 좋다아아아.. 나한테 왜이래 정말. ㅠㅠ


저 곳에 내가 타고갈 비행기가 들어오겠지. 너무 일찍 왔다..


비행기도 안 보입니다. 이륙하는거라도 찍을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거 보라고 만들어 둔 곳 같았다.


사람도 없고, 구름도 없고, 비행기도 없고. 뭐하지?



벤치에 앉아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일광욕이나 잠깐 하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역시 무리해서라도 사카이미나토에 갔다 왔어야...

뒤늦게 취미를 붙인 마그넷이나 사려고 기념품 점에 들어가보았다. 다행히 제법 쓸만한 디자인의 마그넷이 있었다. 미즈키 시게루 만화로 만든 마그넷. 너로 정했다! 그거 하나 사고.. 그냥 안으로 들어갔다. 안이나 밖이나 할 거 없는건 똑같으니까요. (...) 그냥 안에서 게임이라도..



식당이랑 기념품 샵들이 있는 곳. 하늘을 올려다보니 저런 장식이 있었네.



출국수속도 일사천리. 안으로 들어갔더니 면세점이라고는 구멍가게 만한 점포 하나 뿐. 한국 단체관광객이 몰려와서는 뭔가를 마구 털어가고 있었다. 면세점 직원인지 누군지 어떤 한국 남자에게 구입한 면세품들 맡기고 쿨하게 화장실 가는 아주머니들. 엄지척. 거기다가 탑승 하려고 줄을 섰을 때는 자연스러운 새치기신공까지. 대다나다.


난 조용히 구석으로 피신해서 이어폰으로 귀를 보호하고 탑승 전 까지 의자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다음에 온다면 기필코 자동차 렌트를 하리라. 



그렇게 비행기에 탑승을 하고, 이륙하러 갑니다아.


요나고야 안녀어어엉.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랗고. 좋구나.


사흘 동안 다녀갔던 곳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이번에도 아내가 나 몰래 시켜준 샐러드. 방금 밥을 먹고 왔... ㅠㅠㅠㅠ ㅋㅋㅋㅋ 


구름위에 또 구름 그림자가.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싱숭생숭하다.


우리나라 근처에 다 왔음을 알려주는 사진. 저 뿌연거 실화냐.


방금까지 파란 세상에 있다가 왔는데.. 너무하네 정말. 진심인거야 이거? ㄷㄷㄷ


내 눈을 믿지 못하겠던 광경이었다. 이 정도일 줄은.. 


거기다가 비까지 내린다. ㅋㅋㅋㅋㅋ



이렇게해서 3박 4일간의 여행이 끝이 났다. 

사실 잘 모르는 지역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너무 좋았다. 비만 안 왔으면 정말 좋았을 거야. 그래도 돗토리 사구에서 본 일몰은 못 잊을 것 같다. 뻘짓해서 엄청 걸어다녔던 것도. 다 추억이네.


계속 언급하는 이야기지만 이 곳은 내가 갔던 다른 일본지역들(고작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가 전부지만)에 비하면 대중교통이 정말 텀이 길기 때문에 일정 짤 때 계산을 잘 해야 했다. 하이퍼디아(http://www.hyperdia.com) 사이트를 이용해서 계속 검색하고 확인하고 했는데도 일정 짜기 쉽지 않네. 특히 아예 대중교통으로는 저녁에 방문할 수 없는 곳도 있어서 더 골치를 아프게 했다. 나도 이번 여행은 오직 유시엔 야간 라이트업을 보기 위해 자동차 렌트를 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으니까. 그거 아니었으면 그냥 기차타고 다녔을 듯.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는 자동차 렌트가 답입니다. 


다음 여행기는.. 이제 정말 사진을 보며 기억을 더듬어 써야 하는 16년 여행들이로구나. 잘 쓸 수 있을까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