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파라 뮤지컬 - 170226
엄청 늦은 후기. 프리파라 뮤지컬.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후기로 들끓고 있을 이 시기에 프리파라 뮤지컬 후기를 올리는 - 그것도 2달 지난 걸 - 내 신세가 좀 처량하긴 하다마는.. 그래도 나는 기죽지 않는다.
프리파라 뮤지컬!
서울 공연 마지막 무대 후기!!
작년 이맘때만 해도 프리파라가 뭔지도 몰랐을텐데.. 1년새에 이렇게 되버렸구나.
이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처음 알게된 프리파라. 예쁘게 생긴 여자애들 캐릭터 상품이 보이는데 카드같은게 엄청 많고 타카라 로고가 보여서 무슨 게임 관련 장난감인가보다 하고 넘어갔었는데..
예쁘게 생긴 캐릭터에 관심을 보이는 소윤이가 프리파라라는 이름을 알게 되고, 관심을 조금씩 가지던 차에 우리의 운명을 바꾸게 된 사건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왠 초딩여자애 하나가 '프리파라가 뭔지 아냐, 프리파라가 뭔지도 모르면서 좋아하냐'고 지나가는 말로 소윤이에게 몇마디 던지고 간 것.
딸바보 아빠는 괜히 열폭해서 프리파라를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
한일합작 애니메이션. 프리파라라는 가상공간에서는 누구나 아이돌이 될 수 있고.. 친구가 어쩌고 저쩌고...
시크릿쥬쥬도 나름 재미있게 봤던(...) 나로서는 프리파라쯤은 아주아주아주 볼만한, 매우 퀄리티 높은 작품이었음.
특히나 노래 부르는 장면에 있어서는 시크릿쥬쥬와는 상대도 안될정도의 퀄리티를 뽐내 주었기 때문에 뭐..
시크릿쥬쥬 보여달라고 하면 프리파라 보라고 프리파라 틀어줄 정도로 밀어주기 시작.
그 결과는.. 프리파라의 모든 노래를(1기 한정해서) 온 가족이 흥얼거리며 따라부르게 되었습니다.
뭐.. 1호기랑 우리(엄마아빠)는 그렇다 쳐도.. 이제 25개월 접어든 2호기까지 전주만 듣고는 "이건 소피노래다!"라고 할 정도니.. ㄷㄷㄷㄷㄷㄷ
암튼.. 시크릿쥬쥬를 제치고 1순위 만화가 된 프리파라.
뮤지컬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어쩌려나.. 고민하다가 잠깐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방에서 올라오는 차 안에서 프리파라 노래 듣다가 생각나서 검색해봤더니 내일이 뮤지컬 서울 공연 마지막무대. 부랴부랴 예매해서 절친에게 같이 보러 가자고해서 성사된 프리파라 뮤지컬 관람.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 즉흥적으로다가 결정했구나야.. 애들공연치고 그리 싼 금액도 아니었는데.. ㅋㅋ 하여튼 이 부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프리파라 뮤지컬.
일요일 낮 공연이라.. 그래도 박물관인데.. 주말에 사람이 많을까(...) 싶다가도 뭔가 느낌이 쎄해서 예상보다 30분 일찍 도착하였으나, 이미 주차장 만차. (...)
그래도 재빠른 직원분들 덕분에 길가에 주차하고 와서 표 교환하고 친구를 기다립니다.
1호기가 제일 좋아하는 파루루양과.
뭐가 예쁜지 잘 모르겠는데.. 애들은 파루루 엄청 좋아합디다.
주인공 겪인 라라하고도 한 장.
프리파라 티켓 속 주인공이 될 수도 있어요. 이런건 그래도 좀 잘해놨더라고.
곧 도착한 친구랑도 같이 찰칵!
야광봉도 하나 사서 들어주시고.. 화장실도 갔다오고..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공연 시작.
시크릿쥬쥬 뮤지컬때 워낙 충격을 받았어서 (하나도 안 닮은 캐릭터들.. 이모님들인 줄..) 좀 걱정을 하였으나, 사전 검색을 통해 캐릭터 중 한 명은 실제 아이돌이라니 뭐.. 조금 기대를 하면서 봤는데, 확실히 잘하긴 잘 하더라.
캐릭터 분석도 많이들 하셨는지 '미래'같은 경우는 말투 따라하려고 엄청 노력하는게 느껴졌음. 다만.. 완전 딱딱한 말투였다가 프리파라 안으로 들어갔을때 애교섞인 목소리로 확 바뀌는 그런 부분 까지는 아무래도 전문성우에 비하면 어색하긴 했는데.. 그래도 뭐 이정도라면야..
문제는 교장선생님.
대사량이 적은 편도 아닌데.. 워낙 내지르다 보니 목이 완전히 쉬어가지고 쇳소리를 내는 통에 듣기 좀 힘들었음.
그렇게 막 안 질러대도 되었을거 같은데.. 원작에서도 까랑까랑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 목 가지고 삑사리 없이 어찌어찌 공연 잘 해낸거 만으로도 대단했어요. ㄷㄷㄷ
아, 우리 바로 앞 자리에 참 안 어울리는 관객들이 앉았었는데, 무슨 관계자인 건지.. 아니면 예술 쪽 일 하는 사람들인건지.. 암튼 할아버지들 세 분이 나란히 앉으셔가지고.. 참.. 이게.. 신기했음. 나중에 일부는 꾸벅꾸벅 주무시던데.. 왜 오신거지. (...)
그리고 공연 중간 촬영자체를 완전 철벽 방어 하는것도 인상적. 무슨 액정 화면 불빛만 보인다 싶으면 파다다다다닥 달려와서 안된다고.. ㅋㅋㅋㅋ 나야 뭐 원체 그런짓 자체를 안한다마는.. 암튼 인상적인 대처였음.
공연도 원작스토리 초반부 플롯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조오오오금 각색해가지고 만들었는데, 나쁘지 않았음.
노래도 주제가격인 Make It! 말고도 제법 많은 곡을 라이브로 (라이브 맞..지?) 불러서 만족만족.
그런데 노래 부를때 다들 신나서 따라 부를 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애들이 얌전해서 그것도 또 신기.. ㅋㅋㅋ
집에서 볼 때는 엄청 신나하던 우리 1호기도 멍하니 바라보면서 야광봉만 흔들었.. ㅎㅎㅎ
무대 연출도 나쁘지 않았고.. 학교랑 집이랑 무대랑.. 그정도면 잘 표현한 듯. 메이킹드라마때 옷 바뀌는 거까지 표현할 줄은 몰랐는데 ㅋㅋㅋ 애니메이션 처럼 홀로그램이 반짝거리진 않더라도 갑자기 옷이 확 바뀌는 거 보고 애들이 무지 신기해했음. ㅎㅎㅎ
그래도 이 정도면 돈이 아깝지는 않구나 싶은 생각과 함께, 아직 이정도 길이를 우리 1호기가 쉬는 시간 없이 보기엔 좀 힘들긴 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공연시간이 조금 길었는데, 모든 갈등이 다 해소되고 이제 마지막 앵콜만 남긴 상황. 모두가 카메라를 들어도 되는 그 시간!
갑자기 무대 인사를 합니다.
서울에서 하는 마지막 무대라서.. 뭔가.. 좀.. 기념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를 합니다. 네.. 고생한거 같아요. 노래랑 춤, 원작처럼 잘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거는.. 애들이 같이 보는 공연이거든요.. 엄마아빠는 그냥 따라온거고 애들이 보는 거에요..
앵콜 곡 신나게 부르고 이제 나가야 되는데.. 아무리 좋아 죽는 공연이라도 한 곳에 오래 앉아있기는 힘든게 애들인데..
갑자기 다 앉혀놓고 불 켜놓고 감독님 어쩌구 스테프, 연출 어쩌고 저쩌고 다 한 분 한 분 소개하면서 인사를 왜 시키는 겁니까.
여기서 갑자기 짜증이 확.
실제로 마지막 공연도 아니야. 그냥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하는 마지막 공연이래. 이제 지방가서 또 할거잖아.
애들 앉혀두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 - 그것도 한 두명이면 모를까 또 엄청 많대요 - 한 명 한 명 호명하고 자기들끼리 감격하고 고마워하고..
고생한거 안다니까요. 알겠어요.. 공연 준비 잘 한거, 공연 보니까 잘 알겠더라니까.
근데 애들 앉혀두고 이러는 건 아니지.. 뭐하는 거임.
우리가 공짜로 공연 보는 것도 아니고 정당하게 돈 지불하고 공연 보는 건데 우리가 왜 사장님하랑 감독님하랑 스텝님들께 한 분 한 분 감사 박수를 쳐야 하는 겁니까. 앵콜공연때 박수치는거 안에 그게 다 들어가있는거 아닌가????
내가 뭐 공연을 엄청 많이 다닌건 아니지만서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봐가지고..
두 달이나 지났는데도 정작 공연 내용은 잘 기억안나서 더듬더듬하면서 글을 쓰지만 이때 기분 상한거는 아직도 남아서 부들부들 하면서 쓰고 있음..
앞서도 적었지만 공연 자체는 뭐 재미있었다니까. 마지막에 저러면서 시간을 엄청 끌어가지고 짜증났다는거지. 그냥 나가버릴걸 혹시나 앵콜 길게해주나 싶어서 기다렸더니만 그것도 아니고.
어찌됐든 결론은 볼만한 공연이었다라는 거임.
다된 공연에 무대인사 뿌리기. 이거 하나만 아니었어도..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