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기 머리하는 날 (feat.살롱 드 오)
180320.
작년 여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마를 했던 1호기. 그 파마가 아직도 머리에 남아있었는데, 절친이 얼마전 머리를 한 걸 보고 자기도 머리하러 가고 싶다고 쫑알쫑알. 2호기 앞머리도 자를 겸, 절친이랑 모처럼 저녁도 같이 먹을 겸해서 하원을 마치고 바로 왕십리에 있는 살롱 드 오 미용실로 향했다. 지인추천으로 알게 된지 1년도 채 안된 곳이지만 어느새 단골이 된 미용실인 살롱 드 오. 가격도 비싸지 않고, 선생님들도 친절하시고 해서 계속 찾게 되었다.
예약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1호기 파마를 할 시간! 오래 걸리는 1호기가 먼저 머리를 말아 놓고 그 다음에 2호기가 앞머리를 좀 다듬기로 했다. 언니가 하는건 뭐든 따라하는 2호기인지라 혹시 몰라서 너도 같이 파마를 하겠냐고 물어보았는데, 다행히(?) 안하겠다고 해서 1호기만 하게 되었다.
먼저 머리를 감고 의자에 앉았는데, 이번 파마 시간 동안 1호기와 함께해줄 아이패드 친구가 너무 아래쪽에 있다보니 소리도 잘 안들리고 (그냥 그림만 좀 보면 안될까?) 목도 아프고 불편해 하는 1호기의 모습을 보고 선생님이 머리만 말리고 다른 자리로 옮겨 주셨다.
아직 꼬불꼬불 거리는 1호기 머리. 조금 다듬지 않겠냐고 물어보았는데 눈꼽만큼도 자르지 않겠다는 우리 딸. 라푼젤 될거니? ㄷㄷㄷ
아이패드님이 너무 밑에 있어요오. 흑.
결국 이 자리로 왔습니다.
파마 약을 바르는 모습을 거울로 지켜보는 1호기.
어른도 파마하는게 쉽지 않은데.. 벌써 두 번째 파마라니. 대단하다!
아이패드가 없었으면 뭐 하면서 기다렸을까. ㄷㄷㄷ 그 옛날에는 어떻게 했지. TV를 봤을라나.
옆자리에 동생이 놀러왔어요.
간식을 먹으면서 아이패드를 같이 보는 자매.
이럴때는 사이가 참 좋습니다. 얼마 못가서 문제지요.
이제 머리에 랩을 씌우고 열처리를 할 시간!
윙윙. 머리에 뭘 하건 말건 이미 1호기는 아이패드속으로 들어가버렸다.
1호기가 열처리를 하는 동안 간식을 먹으며 기다리던 2호기를 의자에 앉히고, 앞머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확실히 우리 아이들이 머리를 잘 하는 것 같긴 하다. 아예 자리에 앉는 것 조차 싫어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던데, 우리 아이들은 혼자서도 잘 앉아 있고, 가만히 잘 있어주는 편. 예에에에전에 완전 아기였을때 2호기 앞머리를 처음 자를때 빼고는 엄마랑 같이 앉아서 머리 자른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신기하네. 아빠가 머리 묶어줄때도 좀 그렇게 가만히 있어주면 안될까? -_-
선생님을 믿지 못하는 저 눈빛. 어디 까지 자르는 거죠? ㅋㅋㅋ
떨어진 머리카락이 궁금한 2호기. 손을 팔랑팔랑. 뭐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앞머리를 샥샥. 좀 더 잘라야 할까?
입에 머리카락 들어갈라. ㅋㅋㅋ
좀 더 짧아진 앞 머리. ㅋㅋㅋㅋ
좀 더! 좀 더!
짜잔. 앞머리 다듬기 완성!
마음에 드니? ㅋㅋㅋ
마음에 드는 지 베시시 웃는 2호기. ㅋㅋㅋ
금새 앞머리 자르기를 마치고 내려온 2호기는 엄마랑 같이 카페에 놀러가고, 나는 1호기와 미용실에 남았다. 카페에서 잠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엄마 덕에 내 아이폰은 2호기가 강탈해가고, 멀뚱멀뚱 사진이나 찍고 있다가 랩탑을 꺼내어 투닥투닥 거리고 있으려니까 1호기 머리 위에서 윙윙 돌아가던 열처리 기계도 끝이 났다. 1호기는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패드 삼매경 중.
음. 밑에다 책이라도 좀 받쳐서 높이를 올려줄 걸 그랬네. 거북목 되겠다 우리 딸 ㅠㅠ
잘 된건지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찍어본다. ㅋㅋㅋ
파마는 기다림의 연속.
잘 되고 있는 건가? ㅎㅎㅎ
머리를 한 번 헹구어 주고, (로또 되면 큰 집으로 이사가서 이런 의자를 욕실에 둬야지)
이제 뽀글뽀글 머리를 말아 줄 시간이 되었다.
동글 동글 말아서 해파리처럼 생긴 기계 손에 척척 걸어줍니다.
열심히 말고 계신 선생님.
ㅋㅋㅋ 왠지 웃기다. ㅋㅋㅋㅋ
거의 다 말았네. 머리 안 땡기니? 괜찮은거야?
안으로 들어가겠네 정말. 아이패드 높이 좀 올려줄걸 ㅠㅠ 멍청한 아빠..
머리를 다 말아놓고, 다시 기다림의 시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아빠는 방금 찍은 사진들을 컴퓨터에 옮겨서 투닥거려보고 있고, 1호기는 계에에에에에에속 아이패드로 유튜브 항해를 하다가, 이제는 게임을 하겠노라고 선언을 하고 게임 세상으로 떠나버렸다. 오늘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봐줘야지. 쩝.
이제 머리를 다 풀고 중화(맞나?)를 하기 시작했다. 끝이 보인다!!
잠시 게임 세상을 떠나 어디까지 볶아졌나 확인하는 2호기. 예쁜 내 딸!
모양 그리기 게임을 한참 하더니,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새로운 게임을 하나 실행시키는 1호기. 바로 토카보카에서 나온 헤어 살롱 3였다. 미용실에 왔으니 이런 게임을 해줘야지. ㅋㅋㅋ 탁월한 선택이다! ㅋㅋㅋ 선생님도 중화를 시키면서 게임 화면을 보고는 신기해하셨다. 이런 게임도 있냐며, 세상 좋아졌다고. 그러니까요. 이런게 있으니 애들이 여기에 안 빠질 수 있겠습니까. 나도 애기 낳으면서 절대 우리 새끼는 게임은 커녕 스마트폰 자체를 주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했던 사람인데, 막상 키워보니까 이거 없이는 어디를 다닐 수가 없는 상황이 되버렸구나. 그 옛날에는 대체 어떻게 식당에서 아이들과 같이 밥을 먹었던 걸까. (...) 휴. 시간을 정해놓고, 컨텐츠는 아빠엄마가 꼭 확인하면서 하게 하고는 있는데, 그래도 너무 빠질까봐 항상 걱정이다. 아빠도 게임만하다가 이 모양이 되었단다..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안되게 해야지. (...)
헤어 살롱 3를 열심히 하는 1호기를 보면서, 선생님과 옆자리 손님의 관심도도 같이 폭발했다. 뒤에서 '투톤으로 염색해라', '커트가 과감하다(...)'며 훈수도 두고, 잘한다고 칭찬도 해주고. 과한 관심에 1호기는 부담스러워집니다. ㅋㅋㅋㅋ 귀여워 ㅋㅋㅋㅋ
사고 미니(SAGO MINI)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제작사인 토카보카 TOCA BOCA. 그 중에서도 헤어살롱 시리즈는 정말 좋은 것 같다. 언제 유아들에게 추천할만한(아예 만지지 않는걸 제일 추천하지만) 앱 시리즈도 한 번 포스팅 해봐야겠군.
헤어 살롱 3를 하면서 드디어 모든 작업이 끝나고, 머리를 헹궈줄 시간이 되었다. 고생했다 내 딸아. 예뻐지는게 원래 그렇게 힘든거란다... ㅋㅋㅋ 컬이 잘 나왔을라나.. 궁금하지만, 아빠는 잘 나왔는지 어쨌는지 알 방법이 없어요. 엄마한테 확인을 받아야.. (...) ㅋㅋㅋ 장시간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서 그런지 나중에는 좀 힘들어 하긴 했다. 머리가 간지러운지 자꾸 긁으려고도 하고. 그래도 정말 잘했어! 네가 하겠다고 한거니까 당연히 잘 해야하는게 맞긴 하다만. 아무튼. ㅎㅎㅎ
이제 진짜 끝이다.
머리를 윙윙 말려줍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네? ㅋㅋㅋㅋ
아까보다는 확실히 뽀글뽀글해진 1호기의 머리카락.
1호기도 거울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잘 된건가?
으음?
슬슬 만족한 듯한 미소가 나오는 1호기. ㅋㅋㅋ 맘에 드나보다. ㅋㅋㅋ 다행이네. ㅎㅎㅎ
진짜 끝이다아아아.
입가에 미소가 보이네. ㅋㅋㅋ
예쁘다 내 딸!! ㅋㅋㅋ
마음에 들어하는 딸과 아무것도 모르는 아빠는 얼른 계산을 마치고, 인사를 꾸벅 하고는 엄마와 2호기를 만나러 카페로 갔다. 내일까지는 머리를 감지 말라고 했으니까.. 신난다. (...) 씻길때마다 머리 감기는게 왜이렇게 귀찮은지. 머리 숱이 많은것도 아닌데, 너무 힘들어어어어. ㅋㅋㅋ 이제 예쁜 머리를 친구에게 자랑하러 갈 시간이다. 근처에 있는 미역국 전문점 (이런게 있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네)으로 킥보드를 타고 슝슝 달려가는데, 오늘 왜이렇게 춥니. 내일이 춘분인데.. 칼바람이 미쳤다. ㄷㄷㄷㄷ 애들을 꽁꽁 싸메고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 먹어보는 미역국 전문점이라 블로그를 할까 싶었는데, 애들을 챙겨줄거 생각하니까 갑자기 너무 귀찮아져서 그냥 포기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해보던가 하지 뭐. 사실 맛집 탐방 이런거를 할 자격이 없는 초딩입맛편식가 주제에 해봤자 어짜피 사진 몇장이나 예쁘게 찍고 말게 뻔하기 때문에 정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인테리어는 확인할 수 있을 듯...) 포스팅일 테니.. 아이고 의미없구나.
곧 도착한 절친과 스노우 카메라 앱 놀이 삼매경에 빠진 1호기.
잘생긴 절친 동생하고도 신이나서 쳐다본다. ㅋㅋㅋ 귀여워 ㅋㅋㅋ
너무 크게 웃는 바람에 몇 번이나 주의를 주었지만, 소용이 없는 녀석들. (...)
미역국을 기본으로 고기 정식 메뉴도 있고, 죽도 있고. 애들 데리고 먹으러 오기엔 참 좋아보였다. 음식 사진이라도 좀 찍을 걸 그랬나 싶네.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며 겨우 겨우 밥을 잘 먹고, 근처 베스킨라빈스에서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어주고! 집으로 왔다.
머리하고 밥 먹고 온 건데 밤이다. 하루가 가버렸다. 오는 길에 2호기가 잠이들어서 1호기랑 엄마랑 모처럼 시간을 보냈네.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다. 앞으로도 매일 매일 행복하기를..
너무 혼내지 말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