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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1호기의 첫 졸업식. 두둥.육아/하루하루 2019. 2. 26. 09:30
190222. 중랑구민회관.
못난 엄마 아빠 덕에 세 살때부터 어린이집을 다닌 우리 1호기. 그마저도 매년 어린이집을 갈아치워가며(...) 새로운 곳에 적응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었는데, 어느덧 여덟살이 되어 어린이집 졸업식을 하게되었다. 그나마 마지막 어린이집에서는 더이상 옮기지 않고 2년을 꼬박 다니면서 친구들, 선생님하고 정도 많이 들었었는데.. 그래서인지 더 아쉬웠던 졸업식 날.
이번에는 늦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역시나 아침부터 준비하느라 전쟁을 한바탕 치뤄야 했다. (...) 좋은 날이니만큼 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밍기적 대는 1호기를 보고는 빨리빨리 좀 하라고 소리를 버럭.. (...) 미안해. ㅠㅠ
차를 타고 도착한 중랑구민회관. 1년 전 1호기가 여섯살 반이던 때 재롱잔치를 했던 곳이다. 광진구민이 왜 중랑구민회관에서 이런걸 해야 하는가 싶기도 하다마는 차로 5분이면 닿을 거리에 있는 관계로 자주 이용하고 있는 듯했다. 이번에는 참여 인원이 인원이니만큼 넓은 공간이 필요치 않아 작은 소강당을 빌려 졸업식을 하게 되었다.
재롱잔치때 주차공간이 협소하니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해달라는 안내를 받았던 것을 기억해내고는 아내에게 혹시 어린이집에서 주차 관련해서 별다른 말이 없었는지 여러번 물어보았으나 아무말도 없었다는 대답뿐. '그래도 분명 주차할 곳이 없을거야' 라고 혼자 또 지레 짐작하고는 1호기와 아내만 먼저 내려주고 기어코 근처에 있는 중곡초등학교 공영주차장으로 가서 주차를 했다. 사거리에서 좌회전만 하면 바로 닿을 거리에 있는 곳이건만 망할 티맵이 삥 돌아가라고 길을 안내해줘서 한참을 돌았.... 알고보니 그 사거리가 좌회전이 안되는 곳이었더랬다. 끙.
아무튼 2호기 손을 잡고 미세먼지를 마시며 타박타박 걸어 강당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알았는지 태권도장이며 학원이며 몰려와서는 전단지를 나눠주며 졸업식은 저쪽이라며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이 분들 아니었으면 이상한 데로 갈 뻔.. (...) ㅋㅋㅋㅋ
졸업식장은 재롱잔치를 했던 대강당보다 훨씬 따뜻했다. 공간이 넓지 않아서 그런가? ㅋㅋㅋ 잠시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려니까 곧 졸업식을 시작하겠다는 사회자의 멘트가 들려왔다.
졸업가운을 입은 아이들이 한 줄로 들어오고, 우리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예쁜 내새끼! 벌써 졸업이라니! ㅠㅠㅠㅠ
의젓한 뒷 모습!
어린이집이긴 하지만 그래도 졸업식이라고 국민의례 순서가 있었다. 애국가야 그렇다치지만.. 국기에 대한 맹세는 도대체 언제 해보고 지금 하는 건지 기억도 안날 정도. 문구도 달라져서 어버버버버버. ㅋㅋㅋㅋ 군 제대하고 처음 해보는 것 같은데? 예비군때 했었나.. 가물가물.
원장선생님 인사말에 이어 아이들을 대표해서 2명의 어린이가 졸업장을 받았고, 특별상을 수여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아이들의 특색에 맞게 이름붙인 상장을 하나씩 주면서 선물도 같이 주었는데, 우리 1호기는 예쁜마음배려상! ㅋㅋㅋㅋ 다른 친구들이 받은 그림잘그리는 상, 질문 잘 하는 상 그런거 보다는 이게 훨씬 좋은 거 같은데? ㅋㅋㅋ
상장을 받는 1호기.
재롱잔치때는 긴장을 1도 안하는 녀석이 졸업식때는 완전 긴장해버렸다. ㅋㅋㅋ 긴장할때 나오는 버릇인 혀 낼름거리기를 시도 때도 없이 하고 있네. ㅋㅋㅋ
곧이어 담임선생님이 고생하며 만든 영상 상영이 이어졌다. 아이들이 1년동안 지낸 모습들이 쭉 흘러가는데.. 아이들을 친구들 얼굴을 보면서 웃기 바쁘고, 엄마들은 괜히 찡하고.. ㅋㅋㅋㅋ
편집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선생님 ㄷㄷㄷ
선생님과 함께 영상을 보는 1호기. 뭔가 슬퍼보이는 선생님과는 달리 이때까지만 해도 마냥 좋다고 웃고 있었네. ㅎㅎ
영상상영이 끝이나고, 담임선생님 인사가 이어졌다.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던 선생님은 차분히 준비해온 글을 읽어나가려고 했으나... 눈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아. ㅠㅠㅠㅠ 덕분에 엄마들도 여기저기서 훌쩍훌쩍. 좋은 선생님 만나서 1호기가 참 좋아했어요.. 선생님복은 그래도 좀 있었는데 우리 1호기..
끝내 눈물을 보이시는.. ㅠㅠ
눈물 많은 1호기 엄마도 질 수 없지.
겨우 겨우 울먹이며 인사말을 마치고 담임선생님이 내려오신 후 5살 동생들의 송가가 이어졌다. 작년에 6살 반이 없었던 관계로 5살 친구들이 했는데, 귀여워서 죽을뻔 함. ㅋㅋㅋㅋ 곧이어 졸업생들의 답가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잔뜩 긴장한 모습의 1호기. 흐음.. 재롱잔치때랑은 너무 다르네..
잠시 뒤를 돌아봐서 엄마를 발견하고 활짝 웃는 1호기.
답가를 부르기 전 大긴장 상태의 1호기. ㄷㄷㄷ
노래가 시작되고 열심히 불러봅니다아.
삐약삐약
손을 꼭 잡고 마지막까지 열심히!
폐회사와 마지막 단체 사진 촬영을 끝으로 이렇게 우리 1호기의 첫 졸업식이 끝이 났다. 마지막 사진이니 만큼 예쁘게 차렷하고 찍고 싶었던 선생님들의 기대를 져버리는 아이들의 브이 공세 덕분에(거의 무조건반사 수준 ㅋㅋㅋ) 다같이 예쁘게 포즈를 취하고 찍기로 했다. ㅋㅋㅋ 이게 더 좋은 것 같은데?
다같이 예쁘게 브이!
이제 끝났어요. 장난치는 아이들과 달리 1호기는 좀.. 심상찮네.
가운을 입고 자유롭게 사진촬영을 하는 시간..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2호기와 엄마를 불러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강당 앞에서 세팅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1호기를 안고 있었다. 손목건초염때문에 아내 손목이 안 좋아서 잘 안 안아주는데 뭔가 있구나 싶어 다가가 보았더니 엄마품에서 울먹이고 있는 1호기. 선생님이랑 헤어지는게 싫단다. ㅠㅠㅠㅠ 잘 달래서 친구들하고 사진을 몇 장 찍고는 선생님과도 한 장 찍었는데.. 사진을 찍고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울음이 터져버렸다. 우는 1호기를 보면서 겨우 추스리고 있던 선생님도 같이 눈물을.. ㅠㅠㅠㅠㅠㅠ 요녀석이 ㅠㅠㅠㅠ
에구 우리 애기.. ㅠㅠ
웃어봐아 1호기야. ㅠㅠ
선생님하고 찍을때는 그래도 살짝 미소를 보였는데..
에구 ㅠㅠㅠㅠ
꺽꺽 거리며 주체를 못하고 우는 1호기.. 하도 진정이 안되는 통에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네. 스승의 날에 꼭 찾아뵙자고 달래주고 겨우 진정을 시켰다. 선생님들과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나와서 보니 구민회관 지하 주차장이 생각보다 여유가 많아 보였다. (...) 재롱잔치처럼 붐비는 행사가 아니고서는 괜찮은가 보구나.. 그렇구나... 그런데 이제 여기 올 일이 또 있을라나 모르겠네. (...)
이렇게 해서 1호기의 첫 졸업식은 눈물로 끝이 났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우리 1호기.. 초등학교라니.. ㄷㄷㄷㄷㄷ 이제 일주일 남은 입학식, 괜..찮겠지? ㅠㅠ 학교에서도 꼭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제바아아아아아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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