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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딸과 우당탕탕 제주여행기 2탄 - 태풍과 함께한 가을 제주여행
    국내여행/1910 제주도 2020. 1. 19. 19:52

    190930. 첫째날. 

     

     

    "아빠 취직기념 제주여행!"

     

    두둥.

     

    맨날 놀다가 프리랜서(라고 쓰고 아르바이트라고 읽는)로 일하며 아이들과 있던 내가 어쩌다보니 이 나이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그것도 내가 하고 싶었던 분야로! 돈을 엄청 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한다는게 요즘 세상에 쉽지 않은 일 아닌가. 꿈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고보니 블로그 이름도 바꿔야 겠구나 이제 ㄷㄷ)

     

    그래서 기존에 하던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출근 전까지 잠시 쉬는 동안 여행을 가기로 했다. (...딱히 맞는 인과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넘어가자) 지난번에 다녀왔던 제주도가 너무 좋았고, 또 기간이 짧아서(비행기 시간때문에 1박2일 같은 2박3일 이었다.) 너무 아쉬웠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려 4박 5일(사실은 3박4일이나 다름없지만)이나 되는 일정으로 다녀오기로 한 것이었던 것이었다. (이제 진짜 당분간 여행이고 나발이고 없는 현실 ㅠㅠ) 

    그런데 작년 가을에 갔던 여행기를 겨울이 다 지나 봄도 훌쩍 지나버린 지금, 이제야 올리려고 하고 있네요. 하하하하하하.

     

     

    각설하고.

     

     

    출발 2주 전까지만 해도 분명 일기예보상 날씨도 좋고 아주 모든 게 좋아보였다.

    출발 1주 전, 갑자기 태풍이 온다고 했다. 가을인데.. 이제 금방 10월인데.. 에이 설마.

    출발 사흘 전, 비행기가 뜰 수는 있는 건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

    출발 당일, 일단 비행기는 뜨긴 하는 걸로.. (...)

     

    진짜 이러기야? ㅠㅠ

     

    원래 계획에서 모든 것을 수정했다. 자연과 함께 지내려고 했던 나의 코스들이여 안녕.. 실내 공간들로 빼곡히 채워지는 구글맵을 보며 한숨이 나왔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보내보자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바로 아이들과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사실 아내도 같이 가고 싶어했지만 이번에도 아내에게 휴식을 주겠다는 나의 말과 함께 아내는 서울에 남기로 했다. ...그냥 왠지 제주도는 나랑 아이들만의(?)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은 이상한 욕심(?)같은 것이 생겼다랄까. ㅋㅋㅋ 사서 고생하는 거지 뭐.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주차를 했다. 겁나 비싼 김포공항 주차비 생각에 그냥 대중교통으로 갈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나 혼자 이녀석들을 데리고 버스를 타고 짐을 싣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냥 가서 아껴 먹기로 하고(...) 주차를 했는데 이거 길이 왜이리 막히지? ㅠㅠ 자칫 잘못하다간 늦게 생겼다!!!! 그래도 어찌 어찌 늦지않게 주차를 잘 마치고 후다닥 달려가서 가까스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아.. 

     

    언니 손 꼭 잡고 비행기 타러 가요

     

    아이들 화장실 부터 다녀오고 아내랑 통화 한 번 하고나니 어느새 비행기 탑승! 이번엔 진에어로 갑니다요. 이번에도 창가를 쟁취한 1호기와 입이 살짝 나온 2호기에게 올때는 반대로 앉자고 달래고는 곧이어 이륙하는 비행기. 지난 번엔 엄청 좋아하더니 이번엔 그닥.. ㅋㅋㅋ 저녁 비행기라 더 그런가? 저 아래 수많은 불빛이 반짝이는 걸 보고 조금 신기하게 여기는 정도가 전부였음. 쳇. ㅋㅋㅋ

    참고로 이번 여행에서 우리 끼리 다짐한 것이 있는데, 아이폰/아이패드 절대 하지 않기가 그것이다. 그래서 책이랑 수첩이랑 장난감도 조금씩 가져오고 그랬지요. 덕분에 캐리어가 터질뻔 함.. (...) 저기 위 사진에 1호기가 메고 있는 가방안에 도 갖고 놀만한 것들이 들어있었다. 

     

     

    안전벨트 해제 사인이 뜨자 마자 테이블 꺼내고 놀기 시작하는 아이들 ㅋㅋ
    지난 여행때 만난 송아지 사랑이를 꼭 닮은 플레이모빌 피규어. 이번에 보러 간다!
    밖에도 한 번 쳐다봐 주시고
    수첩에 일기도 써본다. ㅋㅋ (1호기 한정)

     

    그리 길지 않은 비행시간이지만, 아이들에게 스마트기기 없이 보내는 1시간은 억겁의 시간이나 다름없다. (아빠를 닮았는지) 가는 시간 내내 뭐라도 보고 싶은 1호기는 비행기 안의 모든 잡지며 문서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 더이상 볼 것이 없어지니까 일기도 써보고 그림도 그리고 ㅋㅋㅋ 2호기는 아빠랑 놀자고 계속 보채고.. 1호기도 모든 문서를 읽고 났더니 심심하다며 난리 난리. 별 수 없이 피규어 가지고 펭수 놀이(?)를 하며 놀아주었다. 이 때만 해도 펭수 구독자수가 6자리 였던거 같은데.. 지금은.. 하아. 빛이 되어버린 그 분. ㅋㅋㅋ 우리가 나름 초창기 팬이었는데 말이지. 펭수 목소리로 비행기 유사시 탈출 방법 메뉴얼을 읽어주면서 놀았다. 생각외로 좋아해서 아빠는 힘들었다. (...) 다행히 비행기 소리가 시끄러웠으니 망정이지.. 부끄럽다고. ㅋㅋㅋ

     

    아빠의 고군 분투와 함께 시간이 흘러 제주의 모습이 창 밖으로 보이고
    빗방울도 보인다... 진짜 오는구나 태풍 이놈생키야

     

    무사히 착륙을 마치고 짐과 아이들을 챙겨서 내려왔다. 이번에도 활주로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바람에 애들 챙기느라 아빠는 힘이 듭니다. ㅠㅠ 비가 많이 안 왔으니 망정이지.. 비까지 주룩주룩이었으면 더 힘들었을듯. 

    후다닥 밖으로 나와 짐을 기다리는데, 이상하게 요즘 짐이 자꾸 빨리 나온다. 뭐지. 신혼여행때부터 짐이 맨날 늦게 나오고 잘못 나오고 그랬더랬는데.. 신기하네. 짐이 좀 늦게 나와도 좋으니 비가 안오는게 더 좋은데(...).

     

    언니야 여기가 제주도야아?

     

    세번째인가 네번째인가로 나온 캐리어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밖으로 나옵니다. 이제 렌트카를 찾으러 가야 하거든요. 예전처럼 공항에서 수령이 가능했으면 좋겠는데.. ㅠㅠ 애 둘에다가 캐리어 들고 조그만 봉고차 타는거 정말 힘들다고오오오오오.

     

     

    밤 늦은 시간인데도 한껏 들뜬 2호기와 제법 의젓해진 1호기. ㅋㅋ

     

    당연하게도 렌트카 수령 사진은 찍을 겨를도 정신도 없었다. 셔틀버스만 타면 지친다. 그 5분 남짓한 시간이 이번엔 나에게 억겁의 시간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니까. 크흑. 그래도 무사히 잘 도착해서 차량을 인수 받을 수 있었다. 보험을 들 때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완전보장되는 걸로 들긴 했는데 (돈이 아까웠지만) 이 선택이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는 걸 며칠 뒤에 깨닫게 되었지.. ㅋㅋㅋ

     

    자동차에 미리 설치되어있던 카시트에 아이들을 태우고, 짐을 싣고, 첫날 숙소인 '애월의 언덕' 펜션으로 향했다. 밤 길인데다가 비도 오고 초행길에.. 유막도 잔뜩 끼어있어서 앞도 잘 안보이고.. 조심조심 운전해서 도착했다. 아이들은 왜 잠이 안 들었을까... 이 늦은 시간에.. ㄷㄷㄷ 다행히 비가 좀 그쳐가지고 먼저 주인아주머니께 도착했음을 알려드리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너무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친절하게 맞아주셨는데, 애 둘 데리고 어떻게 왔냐고 하심. ㅋㅋㅋ 하필이면 2층에 있는 방이라 (엘리베이터가 없다!!) 짐 들고 애 손 잡고 낑낑대며 올라가는데, 아이들 계단 올라갈때 도와주셔서 무사히 방에 도착할 수 있었더랬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대충 손발이랑 엉덩이만 씻기고 잠을 자기로 했다. 애들이 어지르기 전에 펜션 내부 사진도 한 번 찍어보았습니다. (엄마 보고용)

     

    깔끔해요. 완전 모던한걸  좋아하는 내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그런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음!
    여유만 있으면 간단한 음식이라도 해먹었으면 좋았을 것을..
    욕실도 깔끔깔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침대에서 그냥 재웠다가는 굴러떨어질게 분명했기에 바닥에 두툼한 이불을 깔고 애들을 재웠다. 아이들이 어린걸 알고 알아서 침구류들을 더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제발 기적같이 다음날 비가 안오기를 바라면서 제주에서의 두번째 여행, 첫날 아이들과 같이 따뜻한 방 바닥에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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