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크론 플렉스 틸트헤드 복제품(알리) 사용기.

영상용품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에델크론. 가격도 성능도 애플같은지라 나같은 서민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인 분들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플렉스 틸트 헤드 제품을 써보고 싶어졌다. 하나 있으면 이리저리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보였다. 제품 사진 찍을때도 좋고, 아이들 영상 찍을때도 하나 있으면 다양한 앵글로 찍기 편할 것 같았다. 당연히 에델크론 정품은 어마어마하게 비쌌다. 그래서 (...이러면 안되지만) 복제품의 천국 알리익스프레스를 뒤져보았다. 역시나 따라쟁이들이 엄청 많은 종류의 복제품을 팔고 있었다. 가격도 정품가격에서 0을 하나 뺀 수준. 혹시나 싶어 주문이 많은 순으로 정렬한다음 평가가 좋은 놈으로 하나를 덜컥 사 보았다. 잠시 잊고 살았더니 어느날 집 앞에 도착한 알리발 플렉스 틸트 헤드. 과연 어떨것인가..

크고 무겁습니다. 딱 봐도 싸구려 느낌 재질인데 만져보니 역시나.

뒤집어 보았다. 그래도 나름 1/4인치와 3/8인치 둘 다 있네용.

생각보다 크기가 엄청 컸다. 직접 뵌 적이 없으니 이 정도로 클 줄은 몰랐네. 손바닥만한 크기를 자랑하는 요녀석. 조심스레 접혀져 있는 헤드를 펼쳐보았다. 뭔가.. 뻑뻑하다. ㅋㅋㅋㅋㅋㅋ 그래.. '뻑뻑해도 고정만 잘 되면 되지.' 카메라를 올려본다. 가벼운 a6300부터. 렌즈는 1635z를 마운트했다. 좀 버티는가 싶더니 고꾸라진다. ㅋㅋㅋㅋㅋㅋㅋ 싼게 비지떡이구나. 역시 그렇구나. 갑자게 에델크론의 플렉스 틸트헤드 소개글에 적힌 자랑문구가 기억이 났다. "우리 꺼는 아무것도 조절 안해도 잘 버티지롱. (카피캣들 따위 꺼지셈)" 그러니까 비싼거겠지.. 끙. 

살포시 펼쳐준 모습. 새로나온 에델크론 제품은 W자 모양으로 펼쳐지고, 2.5kg까지 버텨준답니다! 돈 모아서 그걸 사세요!

동봉되어있는 렌치로 관절부위를 좀 조여보았다. 오오. 고정이 된다! 좀 더 무거운 렌즈를 올렸는데도 버틴다! 오오. 그런데 이젠 사람의 힘으로 접히질 않는다. ㅋㅋㅋ 너무 조였구나. 그랬던거구나. 다시 살짝만 풀어주었더니 다시 쭈구리. ㅋㅋㅋㅋ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역시나구나. ㅋㅋ

저 부분을 조여주면 어찌 버티긴 하더라마는 네 곳을 모두 조여주고 풀어주고 한다는게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ㅋㅋㅋ

그래도 나같은 가난쟁이는 그냥 저냥 써먹을 듯 하다. 렌치로 조이는게 엄청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일단 고정은 되니까(...). 실제로 방에서 불 끄고 애들 뽀로로영화 보여줄 때 휴대용 빔프로젝터에 달아서 쓰기도 했고, 애들 쿠키 만드는 거 찍을때도 로우앵글로 잘 써먹었네. 좀 가벼운 카메라(서브로 쓰고 있는 파나소닉 LX10같은 애들)는 렌치로 적당히 조여준 상태에서 쓰면 그런데로 잘 버텨주기도 했고. 삼각대에 달아서 제품촬영할때도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긴한데 집에서 삼각대 펴기가 도무지 귀찮아서(...) 아직 한 번도 못 써봤다. 사실 아무래도 중국제라 불안한 것도 있다. 관절 다 펴고 촬영하다가 관절이 망가지면서 카메라가 추락한다면? 끔찍하군.

역시 비싼건 다 이유가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달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래도 그 돈 주고 에델크론을 사는건 나에겐 정말 불필요한 지출이겠지. 슬라이더는 정말.. 갖고 싶지만. 근데 이건 왜 복제품이 없을까... (...) 아직 정신 못차렸구만. ㄷㄷㄷ

참고로 알리에는 아예 본인(카피캣)들이 그런 능력(어떤 추가 조절작업 없이는 무게를 버틸수가 없다!)을 인정하고 렌치를 따로 쓸 필요없이 관절마다 동그랗게 조절 놉(knob)을 달아 쉽게 고정할 수 있게 만든 제품들도 있던데, 차라리 그쪽이 더 편할 듯. ㅋㅋㅋ 무엇보다 일단 솔직하잖아? '우린 힘 약해. 네가 고정해서 쓰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