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170208/170213 - 캐논 아카데미 후기
    사진 2017. 4. 20. 12:40
    사진이라는 취미를 시작한 지도 어느새 10년이 넘었네.
    이 재밌는걸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아쉽기만 했던 시간들.
    인터넷으로, 책으로, 찍으면서 혼자 터득해오다가 애 둘 아빠가 된 지금에서야 좀더 체계적으로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알아봤더니, 캐논에서 강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일단 내가 가장 관심있는 분야인 여행사진에 대한 강좌를 신청해봤다.
    강좌이름은 여행촬영 노하우. 강사는 윤우석 강사님.
    가격은 20,000원. 
    두 시간 남짓하는 강의가 2만원.. 괜찮은거 같은데?

    시간도 저녁시간이라, 애들 엄마에게 맡겨 두고(쏘리쏘리) 시간에 맞춰 캐논 압구정 플렉스 강의장으로 향했다.
    강의장 건너편 스타벅스에서 커피 하나 사들고 들어가보니.. 1층은 매장이네요.
    오두막4 +_+ 우오오오오오오오오.
    한 번 만져볼까 하다가.. 그냥 강의장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흑.

    올라가서 이름이랑 강의 확인하고, 강의실로 들어가니.. 
    강사님은 강의 준비로 바쁘시고, 다른 수강생분들이 앉아계심. 한.. 열 명 남짓 되었던가.
    전혀 예상 못했던건데.. 수강생 대부분이 나이 지긋하신 중년 분들이셨다.
    할머니 수강생분들도 계시고.. 젊은 사람은 나 포함(나도 젊다고 친다면.. ㅠㅠ) 두 명? 세 명?

    강의 내용은 여행 사진에 대한 전반적인 노하우 전수? 뭐 그런.. 라이트한 내용이었다.
    세팅이 어쩌고 구도가 어쩌고 이런게 아니라, 주제 선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준비과정에는 뭐가 필요한지, 가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여행다니면서 제대로 된 계획 하나 세우지 않고 대충 대충 다니던 나에게 딱 필요한 강의였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걸 몇가지 추려보면,
    사진이 먼저인지 여행이 먼저인지 우선순위 정하기.
    촬영계획을 세워서 찍자.
    남들 다 찍는 그런 사진 말고 나만의 주제를 찾아보자.
    한 스팟마다 원경 중경 근경으로 나눠 촬영해보자.
    - 누가봐도 어디인지 알 수 있는 사진(원경), 스판안에 좀 도 주목해볼만한 피사체 촬영(중경), 과감한 프레이밍으로 클로즈업해서 나에게 가장 감동을 준 피사체 촬영 (근경)
    - 이렇게 하면 나중에 사진만 봐도 기억을 되살리기 쉬워진다고..

    사실 뭐.. 돌이켜보면 엄청 심도있는 내용을 다룬 건 아니었지만, 강의 내용은 재미있고, 충분히 유익했다. 강사님이 첫 인상은 좀 딱딱해보였는데, 강의 들어가니까 중간 중간 위트있는 농담도 섞어가시면서 귀에 쏙쏙 들어오게 말씀을 잘 하시더라고.

    여행지 가서 사진 찍는거.. 사실 나도 불과 2년 전만 해도 지금 다시보면 엉망진창인 사진들을 찍고 있었다.
    에펠탑 가면 에펠탑 크게 찍고, 콜로세움 앞에선 남들 다 찍는 구도로 콜로세움 찍고.. 그런 사진들은 인터넷 검색하면 정말 잘찍은 사진 많이 나오거든. (강사님 왈, 그 사람들보다 잘 찍을 순 없을거라고. ㅋㅋㅋㅋ)
    나만의 주제, 구도 그런 거에 관심 갖게 된지도 2년도 안되었으니.. 이런 주제에 대해 좀 생각이 필요했었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서 좀 정리도 되고.. 여행사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기대했던것보다 참 괜찮았던거 같아서 바로 다음 강좌를 검색해서 5일 후에 다시 찾은 압구정 플렉스 강의장.
    이번에는 포토샵 중금 - 풍경사진 이었다.
    강사는 같은 분, 윤우석 강사님. 가격은 이번엔 실습이라 그런지 35,000원.
    사실 포토샵은 어느정도 다룰 줄 안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중급을 골랐고, 전문가들의 풍경사진 보정 노하우가 궁금해서 들어보려고 한거였는데..

    이번에도 강의장에 계신 수강생여러분은 다 중년 노년 어르신들. 젊은이는.. 나 혼자. ㄷㄷㄷ
    여기서 살짝 불안불안.. 과연 이 분들이 포토샵 중급과정을 따라오실 수 있는 것인가아... 괜한 의심인가...

    강사님도 이 과정은 초급을 수료했다고 가정하고 진행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하아.
    첫 예제파일을 불러오는 것 자체를 못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
    파일 열기를 못하세요. ㅠㅠ

    강사님 당황하시며.. 이거 큰일이라고.. 진도 나갈 수 있겠냐고.. ㄷㄷㄷ
    사실 이번 강좌는 내 기대치에는 크게 못미치는 그런 강좌였음. 내가 기대한 중급이 아니라 초급 수준.. 
    포토샵 카메라 로우 사용법 알려주고, 세부 메뉴들 좀 알려주는 정도. 어두운 부분은 쉐도우를 올리고, 밝은 부분은 하이라이트를 내리면 됩니다.. 이런 식.
    내가 이걸 배우려고 온 건 아닌데.. (...)
    근데 수강생분들은 그걸 또 못 따라가셔가지고.. 하아. 강사님 혼자 동분서주 하시고.. 내 옆에 앉으신 아주머니께서도 못 따라오셔가지고 내가 중간중간 알려드리고..
    풍경사진 보정할 때 어떤 부분을 봐야 하는지, 어떤 노하우가 있는지가 궁금했던건데.. 그런게 없어요. ㅠㅠ
    완전 실패!

    그래도 강사님이 대단하신게.. 이 상황에서도 참 마지막까지 웃음 잃지 않으시고 어르신들 다 챙겨드리고.. 예정시간 좀 넘겨서까지 일단 진도는 다 끝내주시는거 보고 멋지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강의 내용은 이게 중급이 맞는지.. 모르겠.. ㅠㅠ 사전에 강의내용을 읽어봤으면서도 혹시나 뭔가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한 내 잘못인건가.
    하나 건질게 있었다라면.. 그동안 관심없던 HDR에 대해서 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거?
    마지막 챕터쪽이 HDR 사진이었는데, 갑자기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과도한 HDR이 아닌 좀 자연스럽지만.. 일반 사진과는 다른 그런 사진을 만들어보고 싶어졌음. 덕분에 마스킹도 좀 검색해보고 했는데.. 죄다 영어라 뭔소린지는 잘 모르겠더란.. ㄷㄷㄷ

    차라리 그냥 기술적인 부분말고 첫번째 강좌처럼 이론적인 부분을 듣는게 나았을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에게 특히나 부족한게 그런 감성적인, 예술적인 부분들이니까. 뼛속까지 공돌이.

    혹시나 캐논 아카데미 수강을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포토샵 이런거 완전 하나도 모르는 분들이라면 들어보시면 좋을거 같고.. 워낙 친절하게 알려주시니 말이지.
    그게 아니라면 포토샵/라이트룸 관련 강좌는 굳이 들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요. 

    그래도 처음 들었던 강좌를 바탕으로.. 이번 삿포로 여행은 잠자는 시간 쪼개가며 열심히 타임테이블 세워서 사진 촬영 계획 세우고 있답니다.

    날씨만 좀 도와 주기를.. +_+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