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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어린이대공원.육아/하루하루 2018. 4. 2. 16:54
180331.
역시나 어마어마하게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었던 지난 주, 주말이 되니 왠일로 모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져서 이 좋은 날씨에 집에 있을 수 없다는 일념하에 또다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어린이대공원으로 향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낮아져 있었는데 기분탓인지 괜히 뿌연 하늘을 보며 이게 안개인지 흐린건지 미세먼지인지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여러 사이트들을 종합해본 결과 지금 안나가면 또 언제나가겠나 싶어 웨건을 끌고 나왔다. 날씨는 정말 너무 좋았다. 바람이 좀 불기는 했지만, 너무 화창한 봄 날씨였다. 외출할 때 안에다 내복을 안 입혀도 될 것 같은 날씨. 얼마전만 해도 엄청 추웠었는데 정말 봄이 왔구나 싶었다.
날도 좋고 미세먼지도 좋고, 역시나 오늘도 어린이대공원 주차장 앞은 주차하려는 차들로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볼 때마다 신기한 행렬...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면 좋을텐데.. 음. 에버랜드라면 이해를 하겠다마는 서울에 다른 좋은 공원들도 많은데 어쩜 매 주말마다 이러는 건지.. 음.
어린이대공원으로 가면서 길 양 옆에 있는 나무들을 보니 몇 몇 벚나무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그래서 어린이대공원에도 벚꽃이 좀 피지 않았을까 기대를 했는데, 아직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나무들은 잠잠하더군. 이번주 부터는 그래도 꽃을 피우지 않을까 싶네.
지난 번에 주말에 갔다가 괜히 동물원에 들어가서 개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미리 아이들에게 '오늘은 동물원에 가지 않겠다'고 일러 두었다. 애들도 괜찮다며 수긍해주었다. 언제나처럼 모험의 나라 놀이터 건너편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비누방울 놀이를 했는데, 점점 더 재미없어 하는 아이들. (...) 이거 한 동안은 비누방울 놀이를 하면 안되겠네. 너무 자주 해서 그런건지 갈수록 금방 싫증을 낸다. 종류별로 다 가져왔구만 쩝.
나뭇가지를 가져다가 이런 저런 장난을 하는 아이들. 잔디밭도 이제 슬슬 초록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봄이다 봄이야. 그런데.. 바람이 생각보다 많이 불었다. 끙. 반팔 입은 사람들이 제법 보일 정도로 날은 정말 따뜻했는데 구름이 점점 많아지면서 바람이 부니까 애들 콧물 걱정이 또 들기 시작하네. 목에 두를 스카프는 절대 풀면 안되겠군.
나뭇가지 하나로도 잘 노는 두 녀석. 다만 누구 나뭇가지가 더 좋은가를 놓고 싸울때면.. 아빠는 얼른 똑같은 나뭇가지를 찾아 헤매야 한다.
뭔가를 발견하고 후다닥 달려오는 1호기.
전에 왔을때만 해도 개미가 없었는데 이제 잔디밭에 개미가 돌아다닌다!
잔디밭에서 여기 저기 뛰어놀다가 점심 도시락을 먹고 다시 놀기로 했다. 아침을 간단히 먹어서 점심을 잘 먹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오래걸리긴 했지만 어찌 어찌 점심 먹기도 성공. 어린이대공원에 놀러와서 도시락을 먹는 걸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인지라 나도 열심히 노력하긴 하는데 어째 매번 치킨너겟만 먹는 것 같긴 하다. (...) 얘들은 왜 김밥을 잘 안먹나 모르겠다. 난 없어서 못 먹었는데.. 하아.
도시락을 다 먹고 간식으로 과자와 젤리를 섭취 중인 아이들.
비누방울 말고는 장난감을 딱히 안 가져와서 잔디밭에서 노는건 이제 심심하다는 아이들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놀이터에 가서 놀기로 했다. 짐을 정리하고 웨건을 끌고 건너편에 있는 맘껏놀이터로 갔다. 바로 위에 있는 모험의 놀이터보다는 여기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언제나처럼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 다음에 올 때는 그냥 모래놀이 도구를 가져와서 놀게 하는게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잔디밭에서 책도 읽고 그러려고 했는데 바람도 많이 불고 책도 안 가져오고(...) 어쩔 수가 없구나. 그러고보니 오늘 치마 입혔는데.. 아악. 혹시 몰라 운동화를 따로 챙겨오긴 했다만.. 옷이 엉망이 되겠구만. ㅋㅋㅋ
작은 돌멩이로 그림을 그리던 1호기.
이번엔 나뭇가지로 끼적이고 있다가
돌멩이를 수집하기 시작하더니
어디선가 넙적한 제법 큰 돌을 발견하고는 요리놀이를 한다.
큰 돌 위에 여러가지를 올려놓고 빻기 시작하는 1호기.
작은 돌멩이를 가져와서는 돌멩이로 두들겨서 빻기 시작했다. "너 그러다가 손 다친다!"고 그만 두라고 했지만
들을 아이들이 아니지요. (...)
작은 돌들을 모래로, 모래에서 다시 흙으로 만들어 내고 있던 1호기가 급기야는 손가락을 살짝 찧고 말았다. 다행히 세게 내리친 게 아니었어서 멍도 안들고 피도 안났지만 큰일날 뻔 했다. 역시 잠깐이라도 한 눈 팔면 사고는 일어 나는구나. 1호기도 다칠 수 있다는 게 거짓말이 아닌 걸 깨닫고 바로 그만두었다. 피 안난게 정말 천만다행이다 이놈아.
그리고 나서 다시 잔디밭으로 돌아왔다. 오늘만 짐을 몇번 쌌다 풀었다 하는거야 대체. ㅋㅋㅋ
잔디밭에 있는 조각상 위에 올라가서 노는 1호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조각상이니 그러면 안 될것 같은데.. 전부다 그렇게들 놀고 있고 올라가지 마시오 라는 표지판도 없어서 강하게 제지하기가 어려웠다. 올라가도 되는지 알아보려고 조각상을 둘러보다가 알게된 건데 이 조각들이 나보다도 나이가 훨씬 많았다! 1970년대에 만들어진 조각상들이라니. 대부분 고등학교 교사님들이시던데.. 생각보다 정말 오래되었는데도 보존상태가 나쁘지 않군. 애들이 매일같이 올라가고 만지고 했을텐데 말이지.
찍어달라그래서 찍어주긴 했다. 조각상 가슴을 가리키며 "찌찌~~~"하는 녀석들. (...)
잠시 그렇게 뛰어 놀고 나서 아까 내가 하려고 했던 로망인 "잔디밭에서 그림도 그리고 책도 보고 하면서 쉬기"를 해보기로 했다. 책은 안가져왔으니 그림을 그리기로 하고 끼적이는 두 녀석들. 아빠도 그림을 잘 그리고 싶구나. 하아. 엄마는 그래도 귀여운 그림 잘 그리는데 말이지. ㅋㅋㅋ 그러다가 어린이집 글씨 쓰기 숙제가 생각이 나서 여기서 그걸 해치우고 가기로 했다. 어제 밤에 엄마랑 예습(?)을 해서인지 제법 잘 쓰는 1호기. 아직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서 글씨가 되는 걸 어려워 하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확실히 많이 나아졌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ㅋㅋㅋ 잘 모를때면 EBS 한글이 야호에 나오는 '아야어여송'을 불러서 확인해보는데, 부를때마다 손가락으로 하나씩 세보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ㅋㅋㅋ
잔디밭에 앉아 그림도 그리고 숙제도 하고! 바람이 너무 부는게 흠이군.
"가갸거겨..." 노래를 부르며 어떤 글자인지 맞춰보는 1호기. ㅋㅋㅋㅋ
조그만 손으로 쓱싹쓱싹 잘도 쓴다. ㅋㅋㅋ
처음엔 힘들어 했지만 이젠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하는 1호기. 아빠도 벌써부터 숙제를 내주는 어린이집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한글실력이 늘어 가는걸 볼때마다 기분이 좋긴 하다. 동화책을 혼자 읽을 수 있는 그날까지 화이팅!
2호기는 언니가 공부할 동안 웨건에 올라가서 히히덕 거리고 있네요. ㅋㅋㅋ 킨즈웨건.. 사용기를 좀 써봐야 겠군.
날이 흐려지면서 바람이 점점 강하게 불어, 예상보다 좀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 바람이 왜 이렇게 부는 거지. 쩝.
오늘 어린이집에 다녀오면서 보니까 길 양 옆에 있는 벚꽃나무들이 활짝 다 피어 있었다. 어린이대공원은 어쩌려나 모르겠네? 내일 오전에 시간 좀 내서 한 번 다녀와 봐야 겠다. 어느 정도 펴 있으면 오후에 애들을 데리고 또 어린이대공원에 가볼 생각이다. 작년에 제대로 못한 벚꽃 놀이, 올해는 제대로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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