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여운 햄스터 사랑이를 소개합니다.육아/반려동물 2019. 1. 15. 00:35
동물을 너무나 사랑하는 우리 1호기. 나도 동물 사랑에 있어서는 왠만한 사람 못지 않다고 자부해왔지마는 요 녀석에게는 도저히 당할 수가 없다. 친구들하고 놀 때도 꼭 한 번씩은 동물 흉내를 내는 놀이를 할 정도로 동물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 첫째는 항상 집에 많은 동물들을 키우고 싶어했다. 털짐승이라면 뭐든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역시 가장 좋아하는 건 강아지와 고양이. 아쉽게도 두 녀석다 엄마와 동생의 알러지 때문에(ㅠㅠ) 키울 수가 없는 상황인지라 이런 저런 소동물들을 키워왔었는데, 덕분에 한 때는 집에 5종류의 동물 - 임시보호중이던 강아지 / 자동차 엔진룸에 끼어있던걸 구조해서 역시 임시보호중이던 새끼냥이 / 벽에 붙어있는 걸 데리고 온 달팽이 / 개미관찰세트의 여왕개미 / 마트에서 분양받은 햄스터 - 같이 와글와글 살았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임시보호중이던 강아지와 야옹이는 다 좋은 분들에게 보냈고, 개미관찰세트 개미들은 다 전멸 하고 (왜 죽은거야 ㅠㅠ) 여왕개미 한 마리만 남아 있는 상태(알도 안 낳고..원인을 모르겠음.). 햄스터는 추운 겨울날 아무생각없이 청소한다고 환기를 시켰다가 그만 체온유지를 못해서 죽고 말았다... (생각날때 마다 너무 미안해 ㅠㅠ)
그렇게 한동안 털뭉치 없이 지내다가 너무 적적해하는 (남아있는 개미랑 달팽이라도 잘 키우지!) 1호기를 위로해주려고 햄스터를 다시 한 마리 들여오게 되었다. 새로 들여온 녀석 이름은 '사랑이'. 처음 왔을때는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강아지와 고양이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햄찌'와 달리 이번에는 꼭 잘 키우겠다고 다짐하는 1호기의 모습이 예뻤다. 사실 햄스터를 다시 데려오겠다고 했을때 1호기가 원하던 건 고슴도치였다. 동물 관련 유튜브를 보다가 누군가 키우는 걸 보고 반해버린 모양이었다. 검색을 해보니 생각보다 키우기 어려워 보여서 햄스터부터 잘 키우는 모습을 보여주면 사주겠노라고 약속을 하고 햄스터를 데려오게 된 것이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고슴도치를 내놓으라고 집에서 한바탕 눈물바다를 쏟아냄. -_-)
마트에 가서 예쁜 녀석을 골랐다. 건강한 녀석임을 확인하고, 몸을 휙 뒤집어 암컷인 것도 확인해 주셨다. 햄스터 키우는데 필요한 집, 먹이, 바닥재, 이 갈이용 나무와 물통까지 필요한 물품들은 다 있었으니까 그냥 돌아오면 되는데, 이번에도 햄스터 유튜브를 본 건지 은신처가 필요하다며 동물용품 코너를 뒤지더니만 코코넛 집 하나를 골랐다. 무슨 코코넛 조각이 이렇게 비싸. ㅠㅠ 그래도 있으면 좋아할 것 같아 같이 구입했다.
사랑이의 집. 이래뵈도 2층집이다.
닝겐. 밥을 내놓아라!
2층에 있는 두 개의 챗바퀴는 카운터가 달려 있어 밤새 요녀석이 얼마나 돌렸는지를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저 버튼을 누르면 초기화됩니다요. 다만.. 이 챗바퀴가 베어링이 아주 형편없는지라 소음이 심하다. 나야 상관없지만 귀가 예민한 아내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이룰 정도. (...) 기름칠이라도 해야 하나.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행여 사랑이가 놀랠새라 무릎위에 올려놓고 계속 말을 걸어주던 1호기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제발 그 결심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집으로 돌아와 햄스터 집에 쌓여있던 먼지를 떨어내고 바닥재와 화장실 모래를 채운다음, 먹이를 넣어 주었다. 다 쓴 테이프 심을 붙여 예쁜 밥그릇을 직접 만들어 넣어주는 1호기. ㅋㅋㅋ 손재주가 왜이리 좋은거야 대체. 그리고는 밥 먹는 모습을 마냥 쳐다보면서 좋아했다.
그러나... 처음 결심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역시나 1호기의 사랑이에 대한 관심은 또다시 시들해지고 있었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건지 '생명'을 키운다는 '책임'에 대한 부분보다 '빨리 다른 걸 하면서 놀고싶다'는 욕망이 더 큰 모양이었다. 새 장난감이 들어오면 좋아하다가도 금새 실증내는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아 내심 불안한 아빠. 이걸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햄스터라는게 친해진 다음 핸들링 하는 정도 말고는 딱히 교감할 수 있는게 없어서 더 그런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기 고양이를 임시보호했던 일주일은 정말 한 시도 떨어지지 않고 계속 같이 지냈었으니까.. 아무튼 사랑이를 제대로 키우지 않으면 절대 다른 동물은 없다는 걸 강조하면서 책임에 대한 부분을 계속 강조했다. 정말 동물을 좋아한다면 그렇게 무관심해지면 안된다는 걸, 동물은 장난감이 아니라는 걸. 집에 와서 사랑이는 쳐다보지도 않고 다른 걸 하고 놀 때마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잔소리를 해댔더니(...) 1호기도 조금씩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사랑이가 우리 집에 온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었다.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2호기가 햄스터 먹이를 와르륵 우리 안에 부어준 걸 그냥 방치해두었더니 (...1호기에게 뭐라 할 처지가 아니로군. ㅠㅠ) 조그맣고 너무 귀여웠던 우리 사랑이는 살이 뒤룩뒤룩 찌기 시작하더니 한 달새 데려왔을때보다 2배는 커진듯한 포스를 풍기기 시작했다. ㄷㄷㄷ 받아 먹는게 귀엽다고 좋아하는 해바라기씨를 너무 많이 준건 아닌가 후회도 되고.. 비만이면 건강에 안 좋을것 같아 부랴부랴 식사량 조절에 들어가기로 했다. 집을 청소해주면서 밥 그릇에 한 숟가락 정도의 먹이만 넣어 주었더니 적잖이 당황한 듯한 사랑이. ㅋㅋㅋ
...집에 온 지 한 달 만에 공이 되버렸다. ㅠㅠ 살이 왜이리 쪘니.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귀염 돋네. +_+
사랑이를 데려올때 침실로 쓰라고 가져온 코코넛 집. 정말로 저기 들어가서 맨날 잔다. ㅋㅋ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단단히 주의를 주고 출근했다가 집에 돌아와서 사랑이를 살펴보았더니 확실히 다른때와 다른 반응을 보인다. 예전에는 먹이를 주면 바로 입 속 먹이주머니에 넣고 저장부터 했는데, 지금은 바로 우걱우걱 먹어버리는.. ㅋㅋㅋ 배고팠나봐. ㅠㅠ 정신없이 먹는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약해진다. (...) 너무 갑자기 양을 주리면 스트레스 받는다던데.. 조금씩 줄여야 겠어. 힝.
이제 슬슬 익숙해질법도 한데 아직 손으로 만지는 건 쉬이 허락하지 않는 사랑이. 친해지면 핸들링도 하고 싶은데..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기다리다보면 그래도 다가와 주겠지? 그래도 요녀석 엄청 순둥이라 청소한다고 손으로 잡아서 옮길 때도 절때 '찍찍' 소리 내는 법이 없다. ㅋㅋ 모처럼 아빠 옆에서 열심히 청소를 돕는 1호기. 틈날때마다 계속 '책임'에 대해서 강조를 해왔는데, 요녀석도 다이어트 하는 걸 도와주겠다고 조잘조잘한다. 사랑이를 잘 키우면 다른 동물도 키울 수 있는 거냐고 눈을 반짝이는 녀석. 아직도 고슴도치에 미련이 남아있는 모양이네. ㅋㅋ
이 때, 친구와 마트에 장 보러 간다던 아내에게 카톡이 왔다. 동물 좋아하는 걸 아는 그 친구분이 1호기에게 선물을 하나 사주었노라고.. 허락해 달라는 내용(이미 샀잖...-_-)이었다. 그 선물.. 살아있는 녀석이란다. 털뭉치인데 털끝이 뾰족한.. ㄷㄷㄷ
우린 아직 준비가 안되어 있는데.. ㄷㄷㄷ
다음 포스팅은 그 녀석 이야기 되시겠다.
'육아 > 반려동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슴도치키우기 | 새로운 쳇바퀴를 넣어주었어요. (feat. 응가청소) (0) 2019.01.27 고슴도치키우기 | 쌔근쌔근 자는 모습이 사랑스럽구나.. +_+ (0) 2019.01.20 고슴도치키우기 | 드디어 쓰다듬기 성공! 으하하하하하 (2) 2019.01.18 고슴도치키우기 | 이제 조금.. 친해진 건가? 너무 활발한 아기 고슴도치 '미니'! (0) 2019.01.17 고슴도치키우기 | 고슴도치 미니가 우리 집에 왔어요! (0) 2019.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