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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키우기 | 고슴도치 미니가 우리 집에 왔어요!육아/반려동물 2019. 1. 15. 09:00
190114. +3일
'햄스터 사랑이를 잘 키우기 전 까지 절대 다른 동물은 없다'고 말해온게 무색하게도 갑자기 고슴도치 한 마리가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앞선 포스팅에서 말했던 것 처럼, 1호기를 예뻐라 하는 이모가 선물로 사 주신 것. 이미 분양받아 온 것을 다시 돌릴수도 없고, 기왕 이렇게 된거 잘 키워보자로 생각을 고쳐먹고 1호기에게 이 소식을 전했더니 역시나 입이 귀에 걸린다. ㅋㅋㅋ 언제 오냐고, 이름은 '고슴이'이라고 지을꺼라고 하며 신이 난 1호기!
잠시 후 진짜 '고슴이'가 집에 들어왔다. 부끄럼쟁이 1호기가 "감사합니다!"하고 넙죽 인사를 할 정도로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생각보다 너무 작은 아기 고슴도치. '고슴이'라는 이름이 부르기가 좀 어렵다는 이유로 다른 걸로 바꾸기로 했는데, 고민고민하다가 1호기가 다시 결정한 건 '미니'였다. 난 고슴이도 좋았는데.. ㅋㅋㅋ
60일 정도 된 여자 알비노 고슴도치. 마트가 추워서 그런건지 재채기와 콧물을 달고 있었다. 이거.. 아픈 녀석을 분양한 건 아니겠지? 좀 걱정스럽네. 고슴도치들은 아픈 것을 티내지 않고 잘 참아서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하던데.. 걱정걱정!
짜잔. 고슴도치 미니 집입니다. 심심하지 말라고 뚜껑 위에 병아리 장난감을 놓아두었... ㄷㄷㄷ
소동물용 집을 조립하고 바닥에 바닥재를 깔아주었다. 물통과 밥그릇도 설치를 마치고 이제 상자에 들어있는 고슴도치를 집으로 옮겨야 하는데, 이거 어떻게 옮기지. (...) 타고난 겁쟁이 주제에 소동물에는 의외로 용감한 나지만, 이 녀석은 가시가 있다. 가시에 찔리는 건 싫다. (...) 거기다가 검색을 해본 바로는 고슴도치가 사람 손을 깨물수도 있는데 한 번 피맛을 보게 되면 사람 손을 먹이로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는 글을 봐버려서(...) 더 손을 데기가 싫어졌다. 친해지고 나면 만져야지.. ㄷㄷㄷ
결국 아무도 옮길수가 없어서 (...) 상자를 기울여서 집으로 미끄럼틀을 태워 주었다. 생각보다 이 녀석 다리가 길다!! 햄스터마냥 짧은 줄 알았는데 롱다리였어! 마트 동물코너 직원분이 추천해준 집이라고 했는데, 나름 넓직하니 좋아보.......였으나 챗바퀴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 이게 당최 꽉 고정이 되질 않는다. 본드라도 붙여야 하는거냐. 대충 얹혀놓긴 했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역시나 떨어져 있었다. 거기다가 아기고슴도치가 돌리기엔 챗바퀴 크기가 너무 작았다. 고슴도치 집 맞나요. ㄷㄷㄷ 상자에는 분명 고슴도치 그림이 있긴 한데.. 허허.. 마지막으로 2층에 예쁜 은신처 공간도 있는데 우리 미니는 저 계단을 못 올라갑니다. 머리가 좋아 보이진 않아요... ㅠㅠ 살살 올라가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계단에서 버둥버둥대기만 하는 미니. 시력이 나쁘다더니 그래서 그런건가..
생각보다 작은 아기 고슴도치.
털을 눕히고 집 여기 저기를 관찰 중입니다.
아 귀여워 ㅋㅋㅋ 팔 다리가 생각보다 길어요!!
집에 온 첫 날은 한 바퀴 둘러보면서 잠시 탐색을 하는가 싶더니, 기껏 불려준 먹이도 먹지 않고 구석에 숨어서는 잠만 잤다. 아직 아기라서 딱딱한 사료는 못 먹는다길래 물에 잘 불려서 넣어 두었는데 입도 안 대고 들어가버렸네.
그나저나 햄스터도 야행성, 고슴도치도 야행성. 허허허. 그나마 사랑이는 많이 훈련이 되서 그런지 낮에도 잘 나와서 놀고 그러는데, 이 녀석은 얄짤없다. 낮에는 잠만 잔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행동을 개시하는데, 이게 또 엄청 발발거리고 돌아다닌다. (...) 동물원이건 마트건 고슴도치 하면 숨쉬는 밤송이 마냥 잠만 자는 모습밖에 기억이 안나더니만 이 녀석은 왜이렇게 활발한게야. ㄷㄷㄷ 원래 고슴도치들이 이런 건가요? ㄷㄷㄷ 마트나 동물원에 있던 아이들은 단지 낮이라 잠을 자고 있었던 것 뿐인건가요? ㄷㄷㄷ 종이 베딩을 쓰고 있는 햄스터는 사뿐 사뿐 돌아다녀도 조용한데 (대신 챗바퀴가..ㅂㄷㅂㄷ) 우드펠릿을 깔아준 우리 미니집은 미니가 사뿐사뿐 움직일때마다 어찌나 사브작사브작 소리가 잘 나는지. 처음에는 사브작 소리조차도 귀여웠지만 이게 밤새 계속 되다 보니까(...) 나름 둔감한 나조차도 신경이 쓰이더구만.
집 구석 안 보이는 곳에 가만히 기어들어가 있다가 밤이 되서는 살짝 나온 걸 알게 된 것도 저 바스락거리는 소리 덕분이었다. 살금살금 다가가서 보았는데, 먹이에는 아직 관심이 없는 모양. 여기저기 바둥거리기만 하다가 사진 찍는 소리를 듣고는 다시 안으로 슝 들어가 버렸다.
아기 고슴도치 미니가 저 만한데 챗바퀴가 저만한게 말이 되오? 그나마도 고정이 안되서 떨어져버림. 흑.
저러고 들어가서 잠을 잤다. 잠만보 녀석.
기껏 불려둔 먹이는 손도 안댔던 첫 날. 죽은 밀웜이지만 차마 못 만지겠.. (...)
다음날 불려둔 먹이가 상했을까봐 갈아주고 출근을 했는데, 집에 와보니 그대로 있다. 하루가 지나도록 밥을 안 먹은 미니. 감기 때문에 어디가 아파서 그런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밤에 발발대는걸 보면.. 너무 말짱해 보이는데 말이지. 하루 더 지켜보고 그래도 안 먹으면 뭔가 대책을 세워야 겠다 싶던 그 때! 밥을 먹는다!! ㅋㅋㅋ
미니가 처음으로 집에 와서 밥 먹는 장면은 찍을수가 없었다. 밥그릇에 관심을 보이는 걸 보고 카메라를 살짝 들이대었더니 바로 가시를 솨악 세우는 미니. ㅠㅠ
계속 방해했다가는 밥을 또 안 먹을 것 같아 포기했는데, 잠시 다른 일을 하고 다시 밥그릇을 확인했더니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아내에게 이 사실을 말했더니, 아침에 먹이를 한 번 더 주었는데 또 다 먹어치웠다더군. ㅎㅎㅎ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과 같이 관찰을 좀 하면서 다시 먹이를 주었는데, 이번에도 또 먹는다! 이번에는 촬영해도 신경안쓰고 잘 먹었네.
냠냠냠냠
밥그릇에 앞 발을 넣고 챱챱 먹는 미니. ㅋㅋ
천장에 있는 철창을 열고 찍고 싶었지만.. 소리에 워낙 민감해서 놀랄까봐 그냥 찍습니다요.
옆에서 찍으면 플라스틱 때문에 카메라가 영 초점을 못 잡는다. 안그래도 알비노인데다가 밥그릇도 하얀색이라 초점을 못잡아도 카메라에게 뭐라 하고 싶진 않지만.
아기들은 급수기 물을 못 먹을수 있다고 하던데, 미니는 잘 먹었다!
아이들도 밥 먹는 모습을 보면서 귀엽다고 조잘조잘. 바로 옆 집 사는 사랑이도 좀 관심을 주시죠 여러분? 안그래도 사랑이가 다이어트에 돌입하면서 먹이를 하나씩 줄때마다 열심히 받아먹는 걸 보면서 엄청 귀여워 하긴 했더랬다. 집안일을 마치고 아이들을 재운 후 계속 사브작 거리면서 돌아다니는 녀석 모습을 찍으려고 사진기를 들이댔더니 또 갑자기 가시를 세우는 미니. 왜 그러는 거야 정말. 냄세로 구분을 한다던데 혹시나 깨물까봐(...) 어떻게 할 수가 없네. 먹이 주는 걸 보여주면 좀 나으려나? 내일 부터는 먹이를 줄 때 한 번 손을 가까이 대서 냄세를 맡게 해줘봐야 겠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요 녀석이 가시를 사악 내리고 쓰다듬을 수 있게 해주는 날이 오면 정말 감격스러울 것 같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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