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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 (1) : 인천공항 - 요나고 공항 - 요나고 역해외여행/1711 주고쿠 2018. 1. 5. 09:37
돗토리-시마네현 여행기 시작!
갑자기 떠나게 된 여행! 준비기간도 짧고, 잘 모르는 지역이라 잘 다녀올 수 있을까 고민을 했는데 너무 좋았다. 그동안 일본은 대도시 위주로만 다녔었는데 조용한 시골 마을들도 너무 좋더라고. 다만 너무 시골인지라 기차 시간표 때문에 일정 짜는데 너무 힘들었다. 결국 둘째날은 렌트를 하기에 이르렀지.. 기차여행하기 참 좋은 곳이 일본이라지만, 이 쪽 지방은 렌트가 훨씬 좋은거 같아요.
짐은 언제나 처럼 옷가지 약간이랑 세면도구를 제외하곤 전자기기들 투성이. 이번에도 무슨 욕심인지 카메라며 렌즈며 삼각대에 짐벌까지 죄다 가져갔다. (결국 짐벌은 꺼내보지도 않...) 필름카메라 바람이 불어서 먼지만 쌓여가던 펜탁스미슈퍼랑 M50.7도 세운스퀘어 작은풍경에 맡겨서 수리 하고(6만원이나 들었다.. 고치기 싫은 마음이 막 들었..) 가져갔다. 아직 그 때 찍은 필름들 현상도 못했네. 언제 맡기지. ㄷㄷㄷ
출발 당일이 되었다. 여행 중 가장 설레는 이 시간! 지난 번 출장 때처럼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갈까 하다가 삼각대랑 망원렌즈를 때려넣은 무겁디 무거운 캐리어 생각이 나면서 그냥 공항리무진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공항 리무진 버스에서 내려서 캐리어를 끌고 인천공항 안으로 들어갔는데, 엄청 한산하다. 이번에 타고 가게 될 에어서울 카운터로 체크인을 하러 가는데, 이제 저가항공도 셀프체크인이 된다. 오오. 편리하구만. 체크인을 마치고 수하물을 부치고 혹시 모르니까 5분을 대기한 후 이제 포켓와이파이를 수령하러 내려간다. 언제나처럼 와이파이 도시락. 그냥 익숙하니까.. 네일동 할인 쿠폰을 썼더니 가격도 많이 비싼것 같지는 않고. 짧은 여행이라 유심을 쓰기엔 또 좀 귀찮더라고. 도착층으로 가는 길에 공연장에서는 로봇댄스 공연을 하고 있었다. 싸이의 잰틀맨 노래에 맞춰 추는 엉덩이 춤. 제법 귀엽다. 사진이나 영상 좀 찍을 걸 그랬나.
와이파이 도시락을 수령하고 나서 바로 입국수속을 하러 갔다. 그런데 줄이 없....다. 이렇게 사람없는 공항은 처음이야. 원래 이 시간대에는 이런 건가? 사람이 너무 없어서 금방 들어갈 줄 알았는데 그럼 그렇지, 엑스레이 검사대에서 짐을 수색당했다. ㅋㅋㅋ 예전에는 육각렌치 작은 것 때문에 한 번 검사했었더랬는데, 이번엔 대체 왜?! 알고보니 가방 어깨끈에 달아두었던 카메라 캡쳐클립 때문이었던듯 하다. 뭔 이상한 쇠붙이가 하나 보이는데 그게 뭔지 몰라서 직원이 한참 찾아보다가 이건가보다 하고 넘어가더군. 그렇게해서 출국장으로 들어왔는데, 오늘은 정말 면세점도 너어어어무 한가하고 뭐지 대체. 사람이 없어!! 점심시간이 되서 배는 고프고 밥은 먹어야겠는데 딱히 땡기는게 없어서 결국 또 육개장. 삼연속으로 육개장 먹고 출국한다. 허허허. 올 해 처럼 해외 자주 나간 적이 없었는데 (앞으로도 다신 없을..) 라운지 이용 되는 카드라도 미리 만들어 둘 것을 그랬네.
내가 항상 밥을 사먹는 아워홈 푸드코트 창가자리에서 바라본 면세점 풍경. 사람이.. 이렇게 없을 수가 있나? ㄷㄷㄷ
밥 한 끼를 잘 먹고 별다른 지연없이 비행기에 탑승한다. 저가항공이니 당연히 셔틀타고 탑승동으로 넘어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냥 제일 구석 게이트였다. 거기다 엄청 쪼그만 비행기네. 게이트로 가는 길 내내 너무나 한가한 공항이 낯설어서 어안이 벙벙하다. 탑승한 비행기는 이번에도 맨 앞자리다. 유료좌석이라 짐도 빨리 나오게 해준다고 하는데, 나야 좋지 뭐. 안그래도 이번 여행도 낮 비행기라 시간이 어정쩡 한데 말이지. 작은 비행기지만 개별 스크린도 구비되어 있고 깔끔했다.
이렇게 사람 없는 인천공항은 처음이다.
비행기 타러 갑시다. 완전 끝이다 끝.
조그마한 비행기. 내가 타본 비행기 중 제일 작은 비행기일 듯 하다.
뒤에 있는 녀석도 그리 큰 비행기는 아닌 것 같은데 엄청 커보이네. 원근감 무시!
공항이 이렇게 한가한데도 불구하고 이착륙 비행기가 많다고 이륙이 삼십분이나 지연되었다. 에라이. 안그래도 이번 여행지인 돗토리현은 기차 시간 간격이 너무 길어서 한 번 기차를 놓치면 허공에 버리는 시간이 엄청 긴데 곤란하게 되었네.
아저씨 잘 다녀오겠습니다... 하고는 30분이나 멈춰서 차례를 기다렸다.
쟤가 먼저 갔던가 우리 비행기가 먼저 갔던가.
오른쪽 중간즈음 보이는 하얀 점이 보이나요? 좀 더 빨리 찍었어야 되는데 타이밍을 놓쳐가지고 점이 되어버렸다아. 하아.
드디어 이륙! 요나고 기타로 공항으로 가즈아아아아아아아아
홋카이도 갈 때처럼 완전 동쪽 위로 날아가는 건 아니지만, 이번에 내가 가는 주고쿠 지방도 엄연히 우리나라에 비해선 동쪽에 있기 때문에 사실 이번에도 서울시내 항공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가로질러 간다! 오예! 맨 앞자리라 가방을 발 밑에 둘 수가 없어서 귀차니즘 때문에 표준 줌 하나만 꺼내둔 상태였는데, 무거워서 캐리어에 넣어둔 망원렌즈가 그리워 지는 순간이로구나.
한강이 보인다 얼쑤. 구름 그림자를 구경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순간.
높이가 너무 높다보니, 4년 정도 빼고는 평생동안 서울에서만 살았는데도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저게 여의도가 맞나 한참 쳐다봤네.
이번에도 우리 동네 찍는데 성공! 홋카이도 갈 때보다 잘 나왔습니당. 캬캬캬.
맨 앞자리에는 나 혼자 앉았네. 옆자리에 들어오는 햇빛이 예쁘다. 깔끔한 비행기. 괜찮았어.
어느새 비행기는 요나고에 가까워지면서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다위에 저 하얀 것들은 뭐지? 쓰레기인가? 모르겠다. 처음보는데..
저 멀리 산도 보이네요. 날씨가 참 좋은데, 내가 확인한 일기예보로는 3박 4일 일정 중 이틀 내내 비올 확률이 99%. 이번에도 나는 비를 피하지 못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짧은 비행을 마치고 요나고 공항에 도착했다. 저어어엉말 작은 공항. 지금까지 가 본 공항 중에서 제일 작은 것 같다. 게이트부터 수속하는 곳 까지가 정말 가깝다. 맨 앞좌석에 앉아서 일등으로 나올수 있었는데 출입국신고서를 비행기 안에서 안 써가지고 입국심사대 앞에서 그거 쓰는사이에 긴 줄이 생겨버렸다. 짐이 빨리 나오면 뭐하누. 정작 주인이 안나왔는데....
공항 근처에 있는 소방서. 이 근처에 일본 자위대도 있는지 군용 트럭 같은것도 많이 보이더군.
요나고 공항에 도착했다. 아 공항 한 번 정말 작다.
그래도 수속 잘 마치고 주인을 기다리며 빙빙 돌고 있는 짐을 들고 바로 요나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지연 된 비행기 시간 때문에 원래 타려고 했던 기차는 이미 떠나버렸고 그 다음 기차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공항에서는 뭔가 할 게 없어서 기차역으로 바로 갔다. 공항도 기차역도 정말 작다. 이걸 기차역이라고 해야 되나 싶을 정도로 아담한 시골 기차역. 창 문으로 들어오는 빛 조차 정겹네. 미리 구입해온 JR 돗토리마쓰에패스 사용법을 다시 검색해보고, 기차역 사진 좀 찍어보다가 역 안에있는 얼마 안되는 좌석에 앉아 랩탑을 꺼내들고 비행기 안에서 찍은 사진들도 보정하고 그랬다.
블로그를 개점 휴업하긴 했지만 어쨌든 열어두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나름 남들처럼 가는 길도 상세하게 찍어보고 그러고 싶었는데.. 그게 얼마나 귀찮고 힘든일인지 직접 해보니까 알겠더군.
요나고 공항. 계속 말하지만 작다. 정말 작다.
이렇게 바닥에 요나고공항역과 요나고공항 방향을 알려주는 표시가 그려져 있다.
5분도 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요나고공항역. 여기도 정말 작다. 아예 승무원이 없는 역이라 저 기계에서 표를 사야 한다. 나는 돗토리마쓰에 패스를 구입해왔기 때문에 필요가 없었지만 말이지.
조용하고 좋구나. 시골 간이역 느낌. 아니 간이역 그 자체맞나? ㅋㅋ
그렇게 기다리던 기차가 드디어 플랫폼 안으로 들어 왔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차가 기울어 보이는 걸까. 뭐지? ㅋㅋㅋ 이 곳 기차는 뒤에서 타서 앞으로 내리는 방식이다. 친절하게 한글로 된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내가 가진 패스로는 지정석은 이용할 수 없어서 자유석으로 가야하는데, 어디가 지정석이고 어디가 자유석이냐. 모르겠다. 그냥 타고 빈 자리에 앉았다. 작은 기차 안에는 사람들이 제법 타고 있었다. 요나고역으로 오는 기차에서 캐리어가 뒤로 굴러가는것도 모르고(관성의 법칙 오오) 찰칵찰칵 사진만 찍다가 마주보고 있던 일본인이 알려줘서 뒤늦게 알아채고는 후다다닥 달려가서 갖고 왔다. 안 알려줬으면 끝까지 굴러갈뻔 했다. ㄷㄷㄷ 그 이후로는 캐리어를 발로 잘 지켜가면서 찰칵대다가 요나고 역에서 내려 바로 코 앞에 있는 호텔로 향했다. (정작 이 때 찍은 사진들은 기차안에서 리뷰하면서 다 삭제해버렸네.)
초점이 안 맞았네. 뒤로 타서 앞으로 내리세요.
기우뚱 기울어진 기차. 그런데 막상 타보면 기울어져 있다는 느낌은 또 없고. 뭘까 대체.
한국에서 미리 구입해온 돗토리마쓰에 패스. 돗토리건 어디건 한 두 군데만 다녀와도 패스 쓰는게 훨씬 이득일만큼 일본 기차 요금은 무시무시하다.
요나고 역에 도착했다. 요나고 역도 작다. 이번 여행은 어째 계속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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