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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4) : 이천엔택시 투어 - 간논인 정원해외여행/1711 주고쿠 2018. 1. 10. 08:30
잠시 음악을 들으면서 쉬다보니 곧 기차는 돗토리역에 도착하고. 나와보니까 춥다. 구름도 잔뜩끼고, 바람도 많이 분다. ㅠㅠ 먼저 역 바로 옆에있는 인포메이션센터에 들어갔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파란눈의 아줌마가 있는데 처음엔 영어로 말하더니 한국에서 왔다니까 우와 바로 한국말을 하는데, 엄청 잘한다. ㅋㅋㅋㅋ 이천엔택시 코스를 어떻게 정할지 사실 고민이 많았는데, 말이 잘 통하니 코스를 입맛에 맞게 수정하기 편하네. 가끔 한국말 하는 직원이 없을때도 있다는데 정말 다행이다. 사진 찍기 좋아한다고 말을 하고, 간논인 정원 - 진푸카쿠 - 돗토리 사구로 코스를 정했다. 다른 곳도 가보고 싶은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러면 너무 운전 시간이 길어진다고... 여기서 다시 한 번 렌터카 생각이 났다. 잠시 후 전형적인 일본인처럼 생긴 기사 아저씨가 들어오고, 드디어 이천엔택시투어 시작 ㄷㄷㄷ
다들 친절하다길래 좀 기대를 해서 그런지 이 기사아저씨는 별로 안 친절했다. 둘 다 영어를 잘 못하니 의사소통 잘 안되는 건 그렇다 쳐도, 그닥 친절하다는 느낌이 안 드는 아저씨였다. 왜.. 느낌이라는게 있잖아. 말은 안통해도 지금까지 만난 상점 점원이나, 사람들에게서 느낀 친절함(그게 가식이든 뭐가 되었든)을 이 아저씨한테서는 느끼기가 힘들었다. 그와 반대로 완전 친절하신 인포메이션 여직원분은 내가 사진을 찍는거 좋아한다니까 따로 기사에게도 일본어로 설명을 해주는 것 같더라고. "이 사람은 사진을 좋아한다. 그런 곳 위주로 안내를 해줘라." (내가 고른 코스는 그리 멀지 않은 곳들이라 시간이 제법 남을걸 아마.) 그러면서 돗토리 사구에서 돌아올 때는 어떻게 할건지 묻길래 버스를 타고 올거라고 하니까 또 친절하게 지도에 버스 정류장이랑 표시해주면서 시간표도 챙겨준다. (이렇게 해줬는데도 서쪽문으로 나오려고 했던 나는 정말이지 똥멍청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택시에 탔다.
간논인 정원까지 가는 도중에 기사양반께서는 나름 이곳에서 오래된 건물들을 하나씩 설명해주면서 사진을 찍으라는데, 어떻게 하나같이 딱히 안 땡기는 건물들만 알려주는지... ㅋㅋㅋ 아 그러냐고, 괜찮다고 말하면서 거절을 하니까 기사님도 더 이상은 권하지 않았다. 잠시 후 도착한 간논인 정원은 비도 내리고 매표소에 직원도 없었다. 에라이. 시작부터 아주 환타스틱 하구만. 기사랑 이걸 어쩌나, 다른 곳을 가네 마네 고민하면서 한 오분 정도 기다리니까 직원이 어딜 다녀온건지 후다닥 차를 타고 달려왔다. (...)
입장권을 끊고 안으로 들어가서 말차 한 잔을 하면서 정원을 구경했다. 개인적으론 아다치 정원보다 오히려 여기가 더 좋았다. 스케일이야 당연히 그 곳과 비교할 수 없었지만, 여기는 직접 거닐어 볼수도 있었거든. 날씨만 좋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비가 와가지고.. 하아. 그래도 빗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말차 한 잔, 정말 좋았다. 좀 더 여유를 부리고 싶었지만 기사아저씨가 30분 후에 나오라그랬기 때문에 시간을 맞춰서 그냥 나왔다.
여기 들어오는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ㅋㅋㅋ 비도 오고 해서 그런지, 손님은 나 한 명 뿐이었다.
하코다테에서 구 소마 저택에 갔던게 기억나는 구만.
잠시 후 나온 말차와 과자 한 개. 말차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저 과자는.. 달고 말랑말랑한.. 뭐라고 해야되지. 아무튼 전에 먹어본 적이 있는 그런 과자였는데. 과자..라기보다 젤리라고 해야되나. 아무튼 그런 거였다.
나가도 되는 지 모르고 멀뚱멀뚱 있으니까 다시 직원분이 오셔가지고 문을 열어주며 (추운데!! ㅋㅋㅋ) 슬리퍼를 신고 나가도 된다고 해주었다. 야호.
맑은 날씨였다면 더 예뻤을 간논인 정원.
우리 집에도 저렇게 뒤에 예쁜 정원이 있었다면.. +_+
날씨가 흐린게 천추의 한이로세.
이리 저리 둘러보며 사진을 찍어본다. 비만 안 왔어도.. 부들부들. 그래도 혼자 여서 참 좋았던 시간.
연못에 물고기가 살았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
나뭇잎도 괜히 한 번 찍어본다.
뒤 돌아서서 건물도 한 번 찍어보고.
아아. 참 좋구나.
사진을 찍고 들어와서 자리에 앉아 말차를 마시며 사색에 잠긴다. 비는 왜이렇게 여행때마다 나를 쫓아 다니는 가...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좋았던 간논인 정원. 궂은 날씨가 너무 원망스러웠지만, 그 날씨 때문인지 말차는 더 따뜻하고 감미로왔다. 사실 이런 차 별로 안 좋아하는데, 유럽여행만 가면 에스프레소 꼭 마시는 것 처럼 이런 곳에 오면 말차 정도는 마셔줘야되는거 아니겠어? ㅋㅋㅋ
평소에도 이렇게 조용한 곳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공간이 넓지 않아서 말이지. 손님을 한 명씩만 받는 건 아닐테고... 나야 혼자 였으니 신났었지만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봐야 된다면 여긴 너무 좁긴 하다.) 아다치 미술관 같이 누가 봐도 관광지 스러운 (너무 비하했나) 번잡한 곳 말고 이런 곳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다음 행선지는, 진푸카쿠 되시겠다. 비는 그칠 생각이 없어 보이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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