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1) : 삿포로역 - 홋카이도 구청사 - 오도리 공원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에 일어나는게 너무너무 힘들었다. 오전 일정을 포기하고 더 잘까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 이런적은 처음인데. 늙었나... 어제 좀 더 일찍 잤어야 하는건데 여행 첫 날이라 그런건지 너무 피곤해서 그런건지 잠자리에서 계속 뒤척였더니 이런 참사가.. 가까스로 일어나 씻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어서 씻고 나갈 준비하고 조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다. 조식을 먹을때 카메라에 신경쓰기 귀찮아서 방에 두고 안 가져왔는데, 여기 식당이 생각보다 예쁘잖아! 사진을 좀 찍었어야 하는데 아쉽네. 지정석 예약 문제 때문에 스케쥴을 변경했더니 내일 아침은 정말 새벽같이 나가야 하는데 조식 장면을 찍을, 아니 조식 자체를 먹을 시간이나 있으려나. 근데 또 막상 나같은 편식인이 먹을 만한건 생각보다 별로 없...네 ㅋㅋㅋ 초코빵만 내 입맛에 맞아 5개정도 신나게 먹음.

그리고 나서 오전 일정을 시작했다. 무겁고 번거로운 삼각대는 삿포로역에 있는 코인라커에 넣어두었다. 비싸다 코인라커. 하아. 그렇다고 이 쇳덩이를 계속 어깨에 메고 다닐 수는 없다. 그렇게 몸을 가볍게 한 뒤, ''오타루 가기 전 삿포로 시내 나들이''를 시작했다.

날씨가 미쳤다. 하늘 파란거 봐. 이런데 내일은 비온다고? ㅠㅠ

삿포로 역의 아침. 맑음.

삿포로역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던 홋카이도 구청사를 먼저 방문했다. 빨간 벽돌건물이 정말 멋드러진 곳. 어제 밤에 스스키노 가는 길에 잠깐 봤을때도 참 괜찮다 싶었는데, 낮에 봐도 멋지더군. 

이 사진은 야경이 좀 더 멋진 것 같기도 하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참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건물. 

멋지네.

좀 더 광각으로도 한 번 찍어보고,

각도를 달리해서 이쪽으로 갔다가

앞에서도 비스듬히 한 번 찍어보았다. 확실히 찍는 재미가 있는 건물이네.

건물 안에도 한 번 들어가봤는데, 오래된 티가 나긴 하더라. 아직도 실제로 쓰고 있는 방이 많다고. 오래되보이는 나무계단을 한 번 올라가보는데 걸을때 마다 나는 삐걱삐걱 소리가 듣기 좋다. ㅋㅋㅋ 내부 사진을 좀 더 찍어보고 싶었는데, 관광객들이 계속 들어와서 몇장 못 찍고 그냥 나왔다. 괜히 한 쪽 방에 진열된 전시물 사진이나 찍고 그랬네. ㅋㅋ 생각해보니까 삿포로역 근처는 마지막날 둘러봐도 되는 거였는데 이거 일정을 영 잘못 짰구만.

빨간 카페트가 깔린 복도와 계단.

역사 전시실 같은 거려나. 이런 것도 하나씩 읽어보고 해야 하는데.

계단을 오르내릴때마다 들리는 소리가 듣기 좋다.

관광객이 제법 드나들어서 이 사진 한 장 찍는데도 좀 기다려야 했다. 역시 사진은 기다림의 연속. (뭔소리야)

좀 더 찍어보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계속 들어와서 그냥 포기.

건물을 나와서도 다시 한 컷. 

화단에 꽃이 하나도 없네요. 2015년 가을에 비엔나 쉔부른 궁전 갔을때가 떠오른다. 그 화려한 정원을 자랑하는 궁전 화단에 꽃 하나 없던 그 때가. 비엔나를 두 번이나 가게될 줄은 몰랐는데.. 세 번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는..

안녕 홋카이도 구청사.

그러고 나서 둘러본 오도리공원은.. 그냥 공원이다. 시계탑이 있어서 좀 색다른 것 빼곤.. 공원이에요. 별다를게 없어. 

저 시계탑! 어제 야경 찍을때 왜 안보인거지 대체. 

나뭇가지는 아직도 앙상하건만, 여긴 그래도 화단에 꽃이 좀 피어있네.

시계탑과 분수. 역시 여행사진은 광각이지.

누군가에겐 특별한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일 뿐.

조용한 공원 벤치에 앉아 따스한 햇볕도 쬐면서 좀 쉴까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나에겐 시간이 없다. 지금은 카페 모리히코에 가서 커피마실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