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셋째날 (4) : 구 소마 저택
    해외여행/1704 홋카이도 2018. 1. 2. 20:30

    이제 어디갈까 구글지도를 살펴보다가, 근처에 있던 구 소마 저택에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엄청 가보고 싶다거나 뭐 그런건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시간 여유도 있고 금방 비도 올 것 같고 해서 들어가 봤다. 조심스레 들어가보니, 손님이라곤 아무도 없다. 거기다가 주인장님이 영어를 전혀 못한다. 나보다 더해! 어찌 어찌 입장료를 지불하고 한국어팜플렛이랑 영어 팜플렛을 받았다. 그런데 여기서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하는데, 내부에서 사진 찍는게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그냥 나갈까 하다가(...) 입장권도 겨우 산 마당에 다시 나가겠다는 소리를 전달하는 것도 일이고(...) 기왕 들어온거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 한 번 둘러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왠 할머니 가이드가 옆에 붙으시네. ㅋㅋㅋ 나..나는 그냥 조용히 둘러보는 걸 좋아하는데.. ㄷㄷㄷ 거기다 더해서 갑자기 이번에만 특별히 사진촬영을 허가한다고 하는 주인장님. ㅋㅋㅋ 비수기 특전인가요? ㅋㅋㅋ 아무튼 나야 좋지 뭐. ㅎㅎㅎ 



    먹구름이 밀려온 구 소마 저택 전경.


    오래된 티가 팍팍 나보인다. 화재도 한 번 났었다더라고. 불 탄 부분들을 그대로 보존한 방도 있었다.


    그렇게 할머니 가이드 분이랑 여기 저기 오래된 일본식 저택을 둘러보는데.. 아아. 내가 영어를 잘 못하니 둘다 겁나 답답하다. 나름 프로의식을 갖고 열심히 영어로 설명하시는데, 말하는 것보다 듣는걸 훨씬 더 잘하는 지라 그래도 60퍼센트 정도는 알아듣고 나머진 그냥 패스하는 식으로 어찌 어찌 관람을 이어나갔다. 전혀 못알아들었을땐 "아아.", "아.....", "아하.." (고개 끄덕끄덕) 이런 리액션으로 얼버무렸다. ㅋㅋㅋ 속으로는 계속 그냥 혼자보게 내버려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백 번쯤 하고 있는데도 이거 저택이 생각보다 커서 다 둘러보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가이드 할머니도 좁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시는데 힘들어보시고.. 그냥 내버려두셔도 되는데.. 영어로 그렇게 말해볼걸 그랬네. 



    이... 이건 뭐라고 설명을 하셨던거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뭐더라.


    저 초록색 문고리는 방사능으로 빛을 내는 거라고 하더군. 그 당시만 해도 방사선에 대한 안전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겠지? ㄷㄷㄷ


    따뜻한 물을 쓸 수 있게 고안 된 수도꼭지. 그 옛날에도 저런 식으로 따뜻한 물이 나오게 했다니.. 신기했다.


    정교한 나무 장식이 되어 있다. 


    일본식 방. 여기가 손님 방이었나.. 아닌가.. 기억이 안나 (...)


    불이 나서 일부 전소된 부분을 제외하곤 보존상태가 아주 훌륭했다.


    복도 사이로 자연광이 들어오는 게 참 좋다.


    저...저게.. 조상신을 모시는 곳이라 그랬나. 가물가물. ㅠㅠ


    낡은 계단을 오르는 건 언제나 즐겁지만, 여기는 생각보다 가파르고 좁아서 뒤따라오는 할머니 가이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ㄷㄷㄷ


    방 안에서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그런 장치였던 걸로 어렴풋이 추측해봅니다. (메모라도 할 걸 그랬나봐.)



    아무튼 100년이 넘은 오래된 목조 저택, 멋지긴 하다. 중간 중간 신기한 부분들도 있었고, 팜플렛만으로는 뭔지 모르고 넘어갔을 내용들도 가이드님 덕분에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으니, 좋은 점이 없었던 건 아니네. 그렇게 한 바퀴 둘러보고나서 드디어 얻게된 자유시간. 이제부터 자유롭게 사진 찍으라는 허락이 떨어졌다. 오오오오. 신나서 여기 저기 찍어보는데, 무심코 창밖을 보니 비가 한 방울 두 방울. 하아. ㅠㅠㅠㅠ 또 막상 자유롭게 찍으라고 하니까 왜 잘 못 돌아다니겠는거지? ㅋㅋㅋ 이래서 소심쟁이들은 문제라니까. (...) 좀 더 차근 차근 다시 둘러봤어도 되었을 거 같은데 혼자 뭐에 쫓기는 사람 마냥 정신없이 찍다가 그냥 나와버렸다. 이제와 아쉽네.



    렌즈를 표준줌에서 광각으로 바꾸고 자유롭게 사진 촬영 시자악. 


    표준줌일때랑 큰 차이가 없다는게 함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찍어봅니다.


    우리 기와집도 좋지만 일본식 저택도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갑자기 우리나라 고택들도 한 번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교한 나무 장식들과 세밀한 문살의 조합. 멋지다.


    벽에 걸린 족자 한 점이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아까 찍었던 수도꼭지 한 번 더. 


    여기는 너무 좁아서 표준줌으로는 못 찍었던 화장실/욕실 되겠다.


    소변기가 너무 현대식이라 놀랐다. 디자인도 예뻐.


    뭐라고 설명을 했던 것 같은데 당연히 기억이 나지 않는 욕실에 있는 큰 창문.


    이 것 역시 뭐라고 했는데 ㅠㅠ 열기가 어쩌고 전달이 어떻게.. 뭐라고 뭐라고... 이래서 메모가 중요합니다. 


    아까 들렀던 문제의(?) 방사능 문고리 방. 


    저 문고리를 램프가 비추고 있는 걸로 추정해볼때 (추정할 필요 없이 다 설명 들었던 건데 ㅠㅠ) 어두울때만 빛이 나던게 아닐까 싶....


    얼핏 보면 햇빛이 비추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 사진은 특히나 그렇게 나왔네. 비가 오다가 해가 잠깐 비췄었나?


    실상은 이렇게 비가 주룩주룩.. ㅠㅠ



    관람을 잘 마치고 가이드분이랑 주인장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밖으로 나오니.. 비가 오고 있었다.

    절대 쓸 일이 없기를 바랐던 우산을 가방에서 꺼내 살포시 펴들고 멍하니 문 앞에 서 있다가 가까스로 다음 목적지로 발길을 옮겼다. ㅠㅠ


    댓글

Designed by Tistory.